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끄는 '이라크 경제협력 민·관 사절단'이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가운데, STX중공업이 32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월7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을 10일 앞둔 상황에서 최 장관 일행의 이번 방문은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발전·정유·석유화학 산업 및 인프라 재건과 유·가스전 개발 분야 시장 진출을 알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25일 지경부에 따르면 최 장관을 단장으로 25개 기관 57명으로 구성된 한국 사절단은 이날 바그다드 라시드 호텔에서 말리키 이라크 총리, 샤리스타니 석유부장관, 하리리 산업광물부장관 등 양국 주요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이라크 경제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한국 사절단에는 이희범 STX 회장,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 유정준 SK에너지 사장,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 변준연 한전 부사장 등 에너지 기업 경영진과 강남훈 지경부 국장, 도태호 국토해양부 국장 등 관련부처 주요 관료들이 포함됐다.
최 장관은 이날 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기업이 이라크 재건과 산업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함께 제 2의한-이라크 협력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최 장관은 이날 말리키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양국 경제협력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한-이라크 경제에너지 협력 협정' 체결과 경제협력 상설 협의체 구성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이어 최 장관은 가스공사가 최근 본 계약을 체결한 쥬바이르, 바드라 지역의 유전의 원활한 개발을 위해 현장 경호 및 안전대책 수립, 지사설립 편의 등 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이라크 유전개발에 한국 기업들이 추가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라크 정부의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개최된 에너지·산업부문 포럼에서는 양국 정부 고위인사들과 에너지 산업 기업인들이 참여, 유·가스전 개발 및 발전·제철·석유화학·담수화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논의 과정에서 굵직한 경제적 성과도 나왔다.
특히 STX중공업은 산업광물부와 바스라 지역에 32억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관련 MOU를 체결했다.
또한 이미 MOU를 맺은 30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및 발전소 건설사업의 1단계 사업 추진도 협의했다.
SK에너지는 석유부와 작년 11월 체결한 LOI를 기반으로 도라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대해 협의했고, 신규 정유공장 건설을 위한 합동연구(Joint Study)도 추진키로 했다.
가스공사는 석유부와 쥬바이르, 바드라 유전의 향후 개발방안과 남부의 수반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한전 역시 전력부와 4억 달러 규모의 도라 발전소 성능 복구사업과 700MW급 신규 발전소 건설 사업을 협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력부와 이동식 발전기의 추가 공급 규모 및 시기를 협의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이동식 발전기의 이라크 공급 규모는총 1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과 석유공사는 산업광물부에 바스라 지역의 수처리 사업 추진 및 이라크 내륙지역에 이동식 수처리 설비공급을 제안했다.
이 외에도 도로·교량·주택·병원 등 SOC 건설 사업에 한국건설기업의 참여 의지를 전하고, 이라크의 신도시 개발 마스터플랜 제공과 주택 및 도시기반시설, 교통 SOC 건설사업 추진 등을 협의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둬 긴장감이 감도는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대규모 포럼을 개최한 결과, 이라크의 발전·정유·석유화학 산업 및 인프라 재건 등 우리기업의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