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철이 끝나면서 서울 학군우수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수그러들고 있다. 학군배정이 종료되자 학교ㆍ학원가 동네를 찾는 수요자들의 전세계약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봄 이사철 전세수요가 연초부터 서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서울 전반적으로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큰 폭은 아니더라도 5월까지 봄 이사철 당분간은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가운데 그나마 강북지역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 입주 물량이 포진해 있어 전세시장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강남권 인기지역 당분간 '숨고르기'
9일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 (97㎡)는 지난주 5억5500만원으로 전주 보다 4500만원 내렸으며 59㎡는 2000만원 떨어진 3억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개포동 주공고층5단지 74㎡는 2억8000만원으로 전주보다 1000만원이 내렸으며 양천구 목동신시가지3단지 64㎡는 2억3000만원으로 500만원 하락했다.
개포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강세가 꺾인 건 아니지만 학군배정이 끝난 곳은 아무래도 거래량이 줄다보니 간간이 집주인이 가격을 낮춰서 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큰 폭으로 뛰었던 강남권 인기지역은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당분간 가격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시작된 가격 급등 부담으로 인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포, 관악, 광진, 노원 등 여타 지역들은 봄 이사수요들의 매수세가 붙어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세난 때문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 팀장은“예년에는 봄 이사수요가 3월쯤 돼야 나섰지만 올해는 전세수요들이 1월1일 신정 직후부터 서두르는 현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권 강남·강북 양극화 전망
올해 서울지역 전세시장은 강남 및 강북간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강남권은 대기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비해 새 입주물량이 적어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는 반면 강북권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 잇따라 새 입주물량이 30만 가구가 포진해 있어 전세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은평뉴타운 2지구가 3월까지 총 2440가구가 입주하고 5월에는 미아뉴타운, 6월 길음뉴타운에서 각각 수천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하반기인 8~10월에는 은평뉴타운 3지구에서 2414가구가 입주를 하는 등 강북권 곳곳에서 대규모 단지들이 새 주인을 맞을 계획이다.
게다가 최근 왕십리뉴타운 등 강북 재개발 지역 사업추진이 늦춰지는 사업장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이주시기 지연 가능성도 전세난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은“강남은 입주물량이 적어 이사철이 끝나도 전세 강세가 잦아들기 어렵겠지만, 강북권은 입주물량이 많아 수급균형이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강남권 전세강세가 강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