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가격 내리고... 배터리 성능 올리고

입력 2009-10-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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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씬 노트북, 미니 데스크톱 추격에 살아남기 전략

넷북업계가 가격을 과감히 내리고 배터리 성능을 높이는 등 살아남기에 나섰다. 가볍고 성능에서 넷북보다 뛰어난 울트라씬 노트북이 등장하고 미니 데스크톱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 넷북 자체의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일체형PC, 넷톱 등 미니 데스크톱 규모는 5만8796대로, 지난해 하반기 2만7395대에 비해 3만1401대, 1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울트라씬 노트북 'X170'
반면, 지난 2분기 국내 넷북시장은 1분기에 비해 12% 줄어든 10만대로 떨어졌다. 울트라씬 노트북도 넷북을 위협하고 있다.

인텔이 제안한 울트라씬 노트북은 두께 2~2.5cm, 무게 1~2kg에 불과해 이동성이 높으며, 저전력 설계로 배터리 수명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

등급별로 셀러론부터 코어2듀오까지 ULV(Ultra-low Voltage: 초저전압) 프로세서를 탑재, '아톰'을 탑재한 넷북보다 성능은 대폭 높인 반면, 배터리 소모량은 동일한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7일 울트라-씬 노트북인 ‘센스 X170’과 ‘센스 X420’을 발표한 바 있으며 세계 2위 PC제조업체인 델도 6일 울트라씬 노트북을 국내에 출시했다. LG전자도 조만간 울트라씬 노트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 넷북, 가격 낮춰 살아남는다

넷북 제조사가 선택한 넷북 살리기는 다름 아닌 가격 내리기.

저렴한 가격의 서브노트북 개념으로 선보였던 넷북은 국내 시장에서 80만원을 넘어서는 등 일반 노트북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다. 이같은 점을 개선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엑스노트 미니 X130
6일 글로벌 PC기업 에이서는 오는 31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옥션 및 11번가, G마켓 등에서 넷북 아스파이어(Aspire) 원 751h 및 아스파이어 원 D250을 40~50만원 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아스파이어 원 751h는 인텔 아톰 Z520 프로세서 기반의 1366x768 해상도의 크리스탈 브라이트(CrystalBright) 11.6인치 LED Back-lit 와이드 모니터를 탑재한 넷북으로 50만원대에 판매된다.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아스파이어 원 D250도 49만9000원의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에이서 동북아시아 총괄 밥 센 사장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에이서의 제품을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에 파격적인 가격 할인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한국HP가 선보인 HP 미니110은 49만9000원에 판매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보통 넷북의 한 달 판매수치가 3000~4000대 수준이었던 반면 미니110 모델은 6000~7000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넷북 NC10의 전세계 판매량 150만대 돌파를 기념해 'NC10 특별판'을 59만9000원에 선보인 것. 기존보다 2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지만 인텔의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와 10.1인치 LCD, 160GB HDD, 1GB DDR2 메모리, 블루투스2.0 등 NC10의 첨단 기능을 그대로 탑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NC10이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50만 대 돌파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둬 고객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NC10 특별판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고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 아니다. 49만원대 넷북을 선보이는 HP의 물량공세에 대한 경계와 미니 데스크톱이나 일체형PC등에게 위협받고 있는 넷북 판매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권상준 IDC연구원은 “최근 원달러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당분간 달러 강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배터리 높여 휴대성 강조

휴대성이라는 넷북의 장점을 한층더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과감한 배터리 채용도 눈에 띤다.

아수스의 10인치 미니노트북 'Eee PC 1005HA'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 30분까지 쓸 수 있다. 거추장스러운 어댑터 없이 하루 종일 사용이 가능하단 얘기.

지난 8월 LG전자도 9셀 배터리를 기본 장착한 '엑스노트 미니 X130시리즈'를 내놨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강의, 영화 등 동영상도 최대 7시간 30분까지 연속 재생 가능하다. 6셀 배터리 탑재가 주류이던 넷북시장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권상준 IDC연구원은 “울트라씬이나 미니 데스크톱 등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기 보다 넷북과 경쟁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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