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서 개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동통신업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한국에 아이폰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구입해 국내 인증을 받으면 통신 서비스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한 셈이다.
이처럼 SK텔레콤의 아이폰 개통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관련 시장은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아이폰 단말기 도입을 고려중인 KT는 국내에 공식적으로 들어오지 않은 단말기를 대상으로 개통을 하겠다는 SKT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가입자를 사전에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국내에 정식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개통이 먼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외국에서 구입한 단말기라도 인증비용과 함께 일부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데 굳이 개통을 강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기대하는 일부 이용자들 역시 SKT의 개통 소식을 접한 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블로거는 “SKT가 가입자를 사전에 유치하기 위한 포석이며, 마치 해외에서 인증된 아이폰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듯 상술로 현혹하고 있다”며 “특히 단말기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KT의 경우 이번 사건으로 다소 김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T는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RRA)에서 애플의 3G 16GB 모델(A1241)이 인증 됐기 때문에 이를 인증 받은 단말기의 국내개통이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아이폰 뿐만 아니라 블랙베리 등 해외에서 출시된 모든 단말기 역시 국내 인증제품의 경우 모두 개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가 국내 인증을 획득하고 해외에서 단말기를 제조했다면 개통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내에 공식적으로 출시가 안된 제품의 경우 유럽과 방식이 틀린데다, 제조사에서 출시 전 시판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해외 단말기의 국내 개통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SKT가 개통을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해외에서 구입한 아이폰 단말기를 통신에만 사용할 뿐 부가서비스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유럽은 심(SIM) 카드를 사용하는 GSM, 한국은 CDMA를 사용하기 때문에 호환이 안된다. 여기에 전파연구소에서 인증되지 않은 제품은 개통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물론 해외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어 전파연구소에서는 개인인증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개인인증의 경우 휴대폰 단말기 인증에 소용되는 비용이 시험비용 12만원, 인증수수료 3만1000원 등 15만1000원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순수하게 휴대폰 통화를 위한 인증절차이다. 최근 출시된 단말기들이 무선인터넷이나 블루투스 등이 장착돼 있다는 점을 볼 때 이같은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이른바 ‘반쪽짜리’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전파연구소에서 개인 인증을 받아 사용하는 사례가 극히 드문데다, 인증 자격미달이 많다는 점도 현실성이 없다는게 전파연구소의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SKT가 현 시점에서 아이폰 개통을 시행한다는 점은 분명 이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 수 있지만, 통신기능만 가능하다는 점을 볼 때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며 “이통시장에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개통해준다는 것도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소지가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