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여파, 일단 뭉치는 野…비명계 등판 시기는?

입력 2024-11-18 15:25 수정 2024-11-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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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지도부 “李 흔들림 없다…일치단결”
비명계 움직이면 “죽일 것” 극언도
대안세력 급부상 시기 주목…내년 5월 거론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오른쪽)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오른쪽)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자 민주당이 당내 분열을 경계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의 물밑 움직임은 미리 싹을 자르려는 분위기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것을 "정치 판결"로 규정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를 강화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민들이 이 대표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큰 흔들림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등 이 대표에 대한 ‘대안세력’으로 여겨지는 이른바 ‘3총·3김’의 부상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당내에서 감지된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1심 판결 여파에도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굳건하다며, 최근 비명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데 대해 “침소봉대라는 표현을 쓸 필요도 없다”며 “비명계가 무슨 침이 되겠냐”고 했다.

‘3총’은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전직 총리를, ‘3김’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현 경기지사,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야권 잠룡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이 대표 1심 선고를 전후로 외연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반도체 관련 정책협약식’에 참석했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다음달 1일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를 상대로 초청 특강에 나선다.

이처럼 비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친명(친이재명)계 최민희 의원은 16일 “민주당 내 분열 세력들이 준동하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 것이냐 사분오열될 것이냐가 결정된다”며 “(비명계가)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고 극언을 내뱉기도 했다.

대외적으론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집중되는 관심을 외부로 돌리고 지지층 결집의 구심점으로 삼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지는 28일까지 대여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단 방침이다. ‘천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대규모 규탄대회를 여는 방식이다. 그간 민주당은 ‘탄핵’의 직접적 언급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추후 이 대표에 대한 2심, 대법원 판결 방향에 따라 초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야당이 일단 똘똘 뭉치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돌파해야 할 사법리스크는 켜켜이 쌓여있다. 당장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데, 증인이었던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이 대표에게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재판’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재판’이 남아있다.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특혜 제공해 약 7800억 원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 등이다.

다만 비명계 잠룡들의 운신의 폭이 당장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야권 수장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이 대표가 일순간 흔들리면서 ‘당이 위기를 맞았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섣불리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단 우려에서다.

변수는 여론의 흐름이다. 앞으로 나올 이 대표 추가 판결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대선 후보 선호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이 대표를 대체할 대안 주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날 본지에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당 친명계 내 비(非)강성 쪽에서 움직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633 원칙’(1심 6개월·2심 3개월·3심 3개월)이 지켜진다면 내년 5월 정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론이 나올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결정적으로 흔들림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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