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정년연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일까? 첫째는 고용유연성이 부족한 노동법 체계이고 둘째는 나이와 임금이 연동되는 연공급제이다. 이 중 고령층의 고용유연성은 지금도 많이 개선되었다. 법에 쓰여 있는 용어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수입된 ‘촉탁직’의 활성화이다. 촉탁직은 기존 정년에 도래한 근로자의 퇴직금, 연차 등 기존 권리를 모두 1차 청산하고 재고용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물론 엄격히는 정년 후 재고용이 촉탁직의 기본 정의이지만, 향후 65세로 정년이 연장되면 정년제도 내에서도 일정 연령 이후 임금피크와 같은 불완전한 제도보다 촉탁직 제도를 법적으로 정비하고 산업현장에서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결국, 연공급제의 완화이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물론 숙련도의 향상도 있으므로 고령근로자의 생산성이 무조건 청년층보다 낮다는 건 아니지만, 현재의 연공급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들의 임금을 청년층보다 훨씬 높게 측정한다. 이에 대한 대안이 나와야 기업들의 정년연장은 쉽게 진행될 수 있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직무급제는, 산별·지역별 교섭경험이 없어 ‘시장임금’이 형성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고령자 적합직무와 그에 따른 책임을 평가하고 이를 임금으로 환원하는 프로세스를 새로이 구축해야 한다. 아쉽게도 이는 일개 사업장 단위로 해내기 힘든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연구단체들에서 고령층 임금제도에 대한 고민과 대안제시를 해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