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출신 금융·경제 전문가 선호
러트닉 인수위원장·헤지펀드 대부 폴슨 등 거론
칼라일 출신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도 이름 올려
보호무역주의·미국우선주의 성향 매파 다수
▲하워드 러트닉 미국 트럼프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인선에 속도를 내면서 경제수장인 2기 재무장관 후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차기 재무장관으로는 금융업계 지식이 풍부한 월가 전문가 또는 기업인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경제 수장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이번 주 내로 재무장관 후보 명단을 좁힐 계획이다. 후보로는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럼프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인 하워드 러트닉,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고문인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CEO , ‘헤지펀드 대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설립자, 칼라일그룹 임원 출신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등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7년 12월 시행된 트럼프 세법 패키지 대부분이 내년 만료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세법 협상과 부채 상한선 문제 등을 감안하면 ‘매파’ 성향의 든든한 아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러트닉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기부, 단숨에 정권인수팀 위원장을 꿰찼다. 그는 지난달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 4000억 달러(약 560조 원)를 벌어들이자”고 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과 일치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러트닉 위원장이 재무장관이 될 경우, 자신이 이끄는 캔터피츠제럴드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준비금 수탁을 지원하고 있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로도 알려진 베센트 CEO는 캠페인 기금 모금은 물론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 연설 등을 도우며 경제고문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방정부 부채를 지적하는 동시에 ‘보호무역주의’에 맞는 통화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억만장자 펀드매니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설립자. AP뉴시스
트럼프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로 직접 언급하기도 한 폴슨도 유력 후보다. 폴슨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6년 주택 가격 폭락에 베팅해 2007년 한 해에만 15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2016년 대통령선거 출마 당시 경제 자문위원이었던 폴슨은 이번에도 대규모 모금으로 신뢰를 쌓았다. 폴슨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정부보증기업 우선주 보유에 따라 이해충돌 자산 매각 문제가 걸려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이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1기 집권 당시 각종 논란에도 불구, 충성심을 유지한 인물로 ‘극단적 보호주의’ 정책을 펼쳤다. 이미 중국과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관세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전해진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재무장관 외에도 상무장관 또는 USTR 대표 인선도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렌 영킨 미국 버지니아 주지사. AP뉴시스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영킨 주지사도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 출신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재무장관으로 거론되지만, 행정부에 발탁될 경우 상원의원직을 잃게 돼 인수팀에서 인선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