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취임 후 첫 남미 방문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중, 한·미·일 정상회담을 논의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다자회의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책임 외교를 구현하고, 국제연대 강화와 우리 외교 지평 및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순방은 총 5박8일 일정이다. 14일부터 페루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17일부터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귀국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페루에선 15일 APEC 회원 및 비회원국이 참석하는 비공개 대화에 참석한다.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각국 정상은 포용적 경제성장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한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앞장설 것임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에는 APEC 회원국 정상만 참석하는 리트리트(비공개 자유토론) 일정이 예정돼 있다.
17일에는 브라질로 이동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일정에 들어간다. 18일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하고, 19일 제3세션에선 기후위기 극복, 청정에너지 전환 등을 강조하며 한국의 기여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미일, 한중 정상회의도 추진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캠프 쪽에선 인선, 중요한 국내 정책 어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인 만큼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한일 회담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먼저 우리에게 제안하게 되는 차례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정상회담 역시 논의 중이다. 앞서 한·미·일 삼국은 연 1회 이상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 올해 12월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하는 방향이 검토됐으나 미국 대선 등의 결과로 조기 개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의 경우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특별한 의제를 갖기보다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동안 페루, 베트남, 멕시코 등과도 양자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페루는 한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유일한 중남미 국가다. 윤 대통령은 페루에서 방산 협력 행사를 비롯해 페루 조선소 내 선박 명판 서명식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