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연 4% 후반…신한은행은 내년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도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잔금대출에 5대 은행(KB국민ㆍ 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이 모두 나섰다. 대출한도는 은행별로 다르게 설정됐는데, 이들 은행이 설정한 한도는 총 9500억 원 가량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이 이날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정했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 주는 대출이다.
먼저 하나은행은 둔촌주공 잔금대출 한도를 3000억 원으로 결정했다. 대출 금리는 5년 고정(혼합형)의 경우 최저 4.641%, 6개월 변동은 최저 5.092%다.
우리은행도 이달 27일부터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잔금 대출 취급에 들어가는데 대출한도는 500억 원이다. 금리하단은 연 4% 후반, 상단은 연 5%초반이다.
우리은행은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에 한도를 늘릴 계획이다.
농협은행 잔금대출은 총 2000억 원 규모로 실행되며 입주 시점에 맞춰 실시할 계획이다. 금리는 5년 주기형 고정금리상품으로 이날 기준 연 4.8%(금융채 5년물+1.5%포인트(p)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총 1000억 원 규모로 잔금대출에 나설 예정이나, 대출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계대출 여력이 충분치 않은 만큼 내년부터 잔금대출 한도를 일부 푸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의 잔금대출의 금리는 5년 고정(주기형)으로, 연 4.8%(금융채 5년물+1.5%) 수준이다.
가장 먼저 잔금대출에 나서겠다고 밝힌 국민은행은 이미 잔금대출 시행에 나선 상황이다. 대출 한도는 3000억 원이며, 금리 수준은 5년 주기형 기준 4.8%다.
5대 은행 모두 잔금대출에 나섰으나 대출한도는 모두 다르다. 연초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증가율 목표를 넘어선 은행의 경우 한도가 제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월말 기준 5대 은행의 작년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국민은행 5.57% △신한은행 8.06% △하나은행 4.55% △우리은행 6.83% △농협은행 3.64% 수준이다.
다만 금리는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통상 대형 단지 입주를 앞두고 더 낮은 금리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경쟁하게 되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달에 다시 확대된 것으로 이날 발표되면서 잔금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늘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나, 한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