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폐암검진 51% 수준…위암·유방암 수검률인 65%까지 올려야”

입력 2024-11-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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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인 폐암도 40% 수준으로 높아…간접흡연·가족력 유의

▲김열(왼쪽에서 두 번째)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교수가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김열(왼쪽에서 두 번째)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교수가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2019년부터 공식적인 국가 암 검진으로 시행되고 있는 폐암 검진 수검률이 51%까지 올랐지만, 위암과 유방암 수준인 6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열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교수는 8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KALC) 기자간담회에서 국가폐암검진 수검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암은 지난해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이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폐암 건강검진은 54세~74세 중 30갑년(하루에 피우는 담뱃값 수x 흡연 기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시행한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흉부 X선 촬영으로 발견이 어려운 3~5㎜ 크기의 작은 결절을 확인할 수 있고 심장·혈관·뼈에 가려진 부위도 관찰할 수 있다. 현재까지 폐암 발생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검사로 가장 효과적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폐암을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김 교수는 “흉부 CT 촬영 시 폐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지만 방사선 노출이 커서 반복적인 검사를 권고할 수 없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저선량 흉부 CT가 개발되면서 응용 검진방법으로 제시됐고 우리나라가 국가 체계에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매년 35만 명이 폐암 검진 대상자로 선정된다. 수검률은 초창기 21%에서 51%까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지만, 위암이나 유방암의 수검률이 65%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을 보인다.

검진을 통해 폐암을 발견하는 민감도가 80%에 달하고 검진 수검자와 미수검자 사망률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는 등 폐암국가검진 사업의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고 있다.

김 교수는 “폐암은 담배를 오래 피운 분들이 걸리기 쉽다. 이러한 분들은 학력이 높지 않고 소득수준도 낮아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암검진과 비교해 수검률을 높이기 쉽지 않아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자담배를 통한 흡연도 증가하면서 폐암검진 대상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자담배는 가열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뉜다. 일반 담배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 20년가량 흡연 시 폐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신종 담배의 암 유병률은 추후 확인되겠지만 가열 담배는 발암물질이 많이 검출돼 일반 담배 대비 위험성이 낮지 않으리라고 판단한다”라며 “액상형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고돼 내년부터 가열 담배의 경우에는 사용 기간을 흡연 기간에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담배는 폐암의 주요 원인이지만 우리나라는 폐암 환자의 약 40%가 비흡연인이다.

강혜린 중앙보훈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간접흡연이 가능 큰 원인”이라며 “미국에서는 라돈과 미세먼지, 고령화, 가족력 등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유해물질 노출이 직업적으로 많은 경우 폐암이 의심된다면 조기 검진을 받아보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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