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글로벌 폐암 표적치료제 1인자 자리 굳히나

입력 2024-10-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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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요법 이어 항암화학 병용까지 효과 입증…“폐암치료 레거시 자부심”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기자간담회에서 타그리소 임상연구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기자간담회에서 타그리소 임상연구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비소세포폐암 1차 표준치료제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타그리소는 올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화학항암 병용요법 적응증을 추가했다.

11일 아스트라제네카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타그리소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임재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전무 등이 연자로 참석했다.

국내 빈발하는 폐암, EGFR 변이 가장 흔해

국내 의료 현장에서 폐암은 대장암, 위암과 함께 1~3위를 다투는 흔한 암이다. 남녀 모두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신규 환자는 매년 약 3만 명으로 파악된다. 국내 폐암 유병 환자 수는 11만6000여 명에 달한다. 폐암 환자 가운데 약 90%는 비소세포폐암이다. 이 가운데 선암이 63%, 비선암은 36%를 차지한다. 선암 중 동아시아에서 가장 비율이 높은 유형이 EGFR 변이다.

타그리소는 3세대 EGFR-티로신 인산화효소(TKI) 억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약제다. 개발 당시 뇌전이를 막는 것과 독성을 줄이기 위해 변이를 표적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타그리소의 구조에 기반해 다양한 3세대 EGFR-TKI가 개발됐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백본 테라피(backbone therapy)’로 인정되고 있다.

고형암은 혈액암과 비교하면 유전변이가 복잡하기 때문에 표적치료제 한 가지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과거 학계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타그리소가 등장하면서 고형암에서도 한 가지 약제만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해가 확립됐다. 이에 2016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단독요법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으며 국내 도입됐고, 현재까지 1차 치료 단독요법, 보조치료 단독요법, 1차 치료 병용요법 등의 적응증을 차례로 추가했다. 1~2차 치료제로 사용 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임재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전무 등이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임재훈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전무 등이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한성주 기자 hsj@)

타그리소 mOS가 38.6개월, 전 세계 의료계 상징적 의미

이 교수는 FLAURA, FLAURA2 임상시험 데이터와 의미를 설명했다. FLAURA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군과 표준치료군을 비교한 임상으로, 타그리소 1차 치료 글로벌 허가의 근거가 된 연구다. FLAURA2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군과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을 비교한 연구다.

FLAURA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은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38.6개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18.9개월로 표준치료군 mOS 31.8개월, mPFS 10.2개월 대비 개선된 수치를 기록했다. FLAURA2에서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다. 연구자 평가에 따른 mPFS는 25.5개월로, 단독요법 16.7개월 대비 8.8개월 연장했다.

이 교수는 “많은 암종에서 표적치료제가 연구되고 있지만, EGFR은 우리 몸 전체에 있고 표적하기 대단히 어려운 유형이라서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3년을 넘는 약제가 언제 나올지가 의사들의 관심사였다”라며 “FLAURA에서 타그리소군의 mOS가 38.6개월이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FLAURA2에는 FLAURA보다 중추신경계전이 환자가 두 배 이상 포함됐음에도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대비 유의한 PFS 연장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임 전무는 전체 폐암 생존율을 80% 이상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는 모든 폐암 병기에서 다양한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허가된 약물인 표적항암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와 타그리소,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등을 비롯해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기전에 따라 암세포를 직접 사멸하는 항체약물접합체, 방사접합체, DNA재생 저해제, 후생유전제 등의 후보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세포치료제와 면역인게이저(engager) 등도 개발한다.

임 전무는 “EGFR 변이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지는 레거시에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타그리소가 임상근거를 중심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단독요법 및 병용요법 모두 식약처 허가를 받은 만큼, 더 많은 환자가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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