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이탈표 나올 것"...전문가들 "국민 체감 개선안 없어"

입력 2024-11-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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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교수 5인 진단…“담화, 국민 눈높이 못맞췄다”
“지지율 부정평가 더 올랐으나…분기점인 담화, 변명 위주”
“친한 더이상 참지 못할 것…특검 이탈 8표 이상 나올수도”
“낙제점은 아냐…재표결 가도 통과 가능성 낮다” 반론도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악화된 여론 달래기에 나섰지만 담화를 지켜본 국내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최근 국정 지지율 조사에서 부정평가가 더 오르는 등 유보층이 줄었음에도 이번 담화에서 뚜렷한 체감 개선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분기점이 되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 주류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관련해서는 이탈표가 늘어날 거란 관측이 나오지만, 담화가 낙제점은 아닌 만큼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7일 본지가 국내 정치평론가·교수 5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대한 의견을 물은 이들은 전반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당분간 지지율 반등은 어려울 거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최근까지 국정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진 만큼 이날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은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상보다 별 내용이 없었다. 오늘 담화가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 친한계든 대통령에게 마지막 기회이고, 분기점이 될 거란 얘기가 많았는데 일종의 변명 위주로 말을 했다”며 “국정지지율이 추이가 계속 낮아지고 있고 부정 평가가 더 올라갔는데 유보층이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락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예상한 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담화였다). 지지율 반등을 가져올 것 같지 않다”며 “그러나 또 지난번 담화처럼 기름을 확 부은 것도 아닌 그런 정도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담화의 시작이 김건희 여사 때문이었던 만큼 (윤 대통령의) 사과가 나왔는데 권력의 서열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기자회견이었다”며 “경제상황이 좋으면 다른 게 다 용서가 되지만 지금은 경제상황이 굉장히 안좋다. 처음에 사과하고 나서 ‘가짜뉴스’,’ 악마화’ 등 발언을 하며 변명이 이어졌다. 여론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궤멸까진 아니지만 보수 쪽에선 흔들릴 것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낙제점은 아니었다는 반론도 있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담화가) 이전에는 완전 낙제점이었는데 (이번엔) 국민 눈높이의 한 60%정도는 맞췄다고 생각한다”며 “사과를 했고 현안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고 했다.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게 아닌가 싶다”며 “여당 지지자들은 찬성할 것 같고 민주당 지지층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개선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엄기홍 교수는 “(윤 대통령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 납득할 해결책이 있고, 인사쇄신과 용산을 포함한 장관 교체 등 개선안이 나올 줄 알았으나 발표되지 않았다”며 “국내 경제 침체 및 북한 관련 이슈, 트럼프 관련 이슈들에 대해 대책을 어떻게 세울지. 그런 것들이 너무 낙관적이지 않나. 많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재표결이 이뤄질 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다.

최요한 평론가는 “친윤 쪽은 봐주자고 하겠지만 친한 쪽은 밥줄이 걸린 만큼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며 “특검법 통과에 대해 협상하려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기홍 교수는 “김건희 특검법이 다시 올라가면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8표 이상이 나올 거 같다”며 “대통령 된 후에 명태균씨와 통화했다고 했는데 또 거짓말이다. 오늘 회담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위헌’이라며 각을 세운 데 대해서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상병 평론가는 “아쉬운 대목은 김건희 특검법 관련해서 위헌이라고 하면서 선을 그은 것이다. 결단을 보고 싶어하던 국민들에게는 점수가 많이 깎일 거 같다”며 “특검을 받아 털면서 터닝포인트로 삼았어야 했다”고 전했다.

반면 장성호 전 행정대학원장은 “이 정도 수준이면 친한도 더 이상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은 한동훈 대표가 요구한 것을 다 들어줬다고 본다”며 “특별감찰관도 당에서 합의해 당론으로 정해 국회로 오면 하겠다는 것이다. 친한과 친윤 갈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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