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만난 김기문 회장 “예대금리차ㆍ부동산 PF 개선해야” [종합]

이복현 원장 “중기 대출 등 금융지원 확대”
중소기업계 상생금융지수 도입ㆍ금융 애로 건의 및 개선 요구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중소기업계 금융 애로를 전달했다. (사진제공 = 중기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확대된 예대금리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해 하도급업체에 불합리한 연대보증 문제 등 중소기업을 위한 금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ㆍ부동산 대출에 집중하면서 중소기업 금융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 소홀함 없이 촘촘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초청해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김기문 회장은 “금감원장께서 ‘은행이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몇 가지 건의를 드린다”며 금리 문제, 부동산 PF 관련 중소기업 애로에 대해 건의했다.

김 회장은 “중소하도급업체들이 대형건설사로부터 공사를 수주할 때, 부동산 신탁사들은 하도급 범위를 넘어, 공사금액 전체에 대해 시공사와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관행이 있다”며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면 하도급 금액만 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미분양 등으로 공사에 차질이 생기면, 하도급업체가 해당 공사 전체를 책임 준공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계약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탁사는 하도급업체에 해당 사실을 고지했다고는 하지만 공사를 따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피해업체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 회장은 상생금융지수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제조와 유통분야에서는 동반성장위원회가 2012년부터 동반성장지수를 운영해 대기업들의 상생노력을 평가하고 있다”며 “금융권도 ‘상생금융지수’를 만들어 고객인 중소기업과의 상생노력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게 국회에서 관련입법이 발의됐는데, 금감원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금융권 자금 흐름을 보면서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부문은 확대되는 반면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다”며 “나아가 대출 중심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금융의 실패를 보면 신용보다는 담보나 보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중소기업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담보 없이는 원활한 제품을 공급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정부 당국은 금융권이 스스로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금융시장 구조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며 “성장 단계인 중소기업뿐 아니라 어려운 경제 상황에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촘촘히 챙기고자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극심한 어려움으로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분들의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개인 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 상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에서는 △금융권 대출 및 보증제도 개선 △자동차 보험 및 화재 보험 제도개선 △핀테크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