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 점유율 7.8%→6.5%
백화점 빅3 쇼핑몰화 리뉴얼과 대조적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리뉴얼 중…내년 상반기 마무리”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1년이 흘렀지만 본업인 백화점 사업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쇼핑몰 형태로 혁신에 속도를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 부사장의 외면 속 갤러리아백화점은 수익성이 크게 훼손돼 본업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승진 1주년을 맞는 김 부사장은 외식 사업에 관심이 크다. 작년 미국에서 들여온 ‘파이브가이즈’가 국내에서 처음 배달 서비스에 나섰고 9월 음료제조업체 ‘퓨어플러스’도 인수했다. 5월 아이스크림 공장 설립안이 이사회를 통과해 아이스크림 제조사업도 목전이다. 로봇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작년 10월 한화로보틱스 설립을 기점으로 이 회사 전략담당임원(부사장)도 맡아 푸드테크, 물류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외식과 로봇 사업에 심취하면서 한화갤러리아의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점점 맥을 못추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6.5%에 불과하다. 2022년 시장 점유율이 7.8%였는데 2년이 채 안 돼 점유율 1.3%포인트가 빠진 것이다. 한때 ‘명품 성지’로 불리며 서울 부자는 물론 전국 부자들이 상경쇼핑을 위해 찾았던 갤러리아명품관 명성마저 흔들릴 정도다. 수익성도 크게 훼손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화갤러리아 연결기준 매출은 2484억 원으로 전년보다 46.9%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9억 원으로 48.2% 감소했다. 올 2분기에도 영업손실 45억 원을 냈다.
업계는 한화갤러리아의 실적 대부분이 백화점에서 나오는 만큼 본업 경쟁력이 크게 추락했다고 본다.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주요 제품 매출액 중 백화점 매출액이 92%에 이른다. 햄버거, 와인 등 식음료(F&B) 부문의 매출 비중은 한 자릿수 대다. 김 부사장이 최근 책임경영 차원에서 한화갤러리아 주식 2816만4783주를 공개 매수하는 등 지분을 높였을 뿐, 별다른 본업 경쟁력 제고 복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빅3 업체가 백화점의 틀을 깨고 기존 점포를 복합쇼핑몰처럼 잇달아 혁신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이들 3사는 ‘백화점’이라는 이름까지 뗄 정도로 환골탈태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수원점과 롯데몰 수원점을 통합,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변경했다. 6만9421㎡(약 2만1000평) 규모의 백화점, 쇼핑몰, 마트, 시네마를 갖춘 복합쇼핑몰로 변신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점포명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내부 리뉴얼 면적은 4만6280㎡(약 1만4000평)로 전체 매장의 90%에 달한다. 사실상 점포 전체를 갈아엎은 셈이다. 더현대 서울로 재미를 본 현대백화점은 부산점 영업을 종료, 2개월간 리뉴얼 해 9월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 현대’를 오픈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프리미엄 콘텐츠로 점포 경쟁력을 키우고 신사업 모색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리뉴얼도 속도를 내, 내년 상반기 마무리가 목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명품 브랜드 강화를 위해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 1~2층을 리뉴얼하고 있다”며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는 루이비통 남성 매장을 중부권 최초로 입점시켰고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통한 고급와인 수입 판매 등 프리미엄 전략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