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3일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공식적인 당내 조직인 ‘집권플랜본부’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11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분수령’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일찍부터 대권 체제로 전환하며 정면돌파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총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포지티브(positive)와 스피드(speed)라는 깃발 아래 내일의 집권을 향한 ‘정권 교체’, ‘국정 성공’ 고속도로의 구간별 세부계획 작성과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총괄수석부본부장인 김윤덕 사무총장도 “윤석열 정부의 폭정이 극에 달해 있고 사실상 국정을 운영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부란 게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 위기를 타개할 힘과 대안이 있는 집권 세력은 오직 민주당 뿐”이라고 거들었다.
정치권에선 집권팔랜본부를 사실상 이 대표의 대권 준비 담당 기구로 보고 있다. 본부는 △기획상황본부(본부장 김영호 의원) △당원주권본부(본부장 이춘석 의원) △정책협약본부(본부장 김민석 최고위원) △K먹사니즘본부(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 및 10만 모범당원정권교체위원회(간사 윤종군 의원·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 등 22명 규모의 4개 본부·1위원회로 구성됐다. 앞으로 이 대표의 대표적 슬로건인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실현할 정책 개발과 인재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집권 설계도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 대표가 사실상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을 구성한 거란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이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민생이슈 선점에 나섰다. ‘텃밭 지키기’ 성공으로 대권 가도에 오르면서 17일 강원도 평창군 일대 배추밭을 찾아 ‘먹사니즘’을 다시 띄웠다. 민생과 실용 노선에 주력하며 중도층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2차 여야 대표회담’도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쯤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정확한 시기와 의제를 조율 중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 대표가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한 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한 의제와 시기, 방식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이목은 회담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뤄질지에 쏠린다. 만약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혹은 폐지 등 수용 가능한 수준에서 선물을 내어주고 그 대가로 ‘김건희 특검법 통과’라는 성과물을 가져온다면 리더십과 당 장악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현재 금투세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한 상태로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3자 추천안’을 담은 여당표 특검법을 발의한다면 민주당의 안과 다르더라도 수용 여부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이날 ‘한 대표가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완화하자고 하면 받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발의하면 거기에 대해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