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산업계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보편화할 전망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질병의 원인 규명과 예측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AI가 적용돼 난치병 극복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이투데이 창간을 기념해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인공지능(AI), 건강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개최된 2025 테크 퀘스트(2025 Tech Quest) 포럼에서 LG AI연구원이 진행 중인 AI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LG AI연구원은 LG그룹의 AI싱크탱크로 2020년 설립돼 현재 총 8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3년 동안 세계 인공지능 학회에 151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LG의 생성형 AI인 ‘엑사원(EXAONE)’은 대화형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 신소재와 신물질 및 신약 개발 플랫폼 디스커버리(Discovery), 언어와 이미지 간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플랫폼 아틀리에(Atelier)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박 리더는 “신약개발과 정밀의료, 의료 영상 분석 시장은 2026년까지 약 15조 원 이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LG AI연구원은 신약 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까지 필요한 생성형 AI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면역원성 예측과 디지털 병리학(Digital Pathology) 프로젝트가 LG AI연구원의 대표적인 연구 사례로 꼽힌다. 면역원성은 체내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침입했을 때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으로, 백신이나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과정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디지털 병리학은 방대한 양의 디지털 영상자료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 예측하는 분야다.
박 리더는 “디지털 병리 이미지와 오믹스(Omics) 데이터를 사전 학습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병리 이미지로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분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리스크 인자 예측 프로젝트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초 미국의 유전체 연구기관인 잭슨랩(Jackson Laboratory)과 공동연구에 착수했다. 잭슨랩이 설계한 실험용 알츠하이머 쥐를 제공하고, LG AI연구원은 자사의 AI 기술을 활용해 인간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보유한 쥐와 유전적으로 다양한 정상 쥐로부터 수집된 멀티모달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의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박 리더는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10~14%가 경험하는데, 유전적 영향은 50~80%로 추정되지만, 메커니즘이 완벽히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뇌에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한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발병되기 때문에 인간 데이터를 모으기 어려워, 마우스 데이터를 뽑는 연구를 시도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과 질병 연구에서 AI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LG AI연구원의 목표다. 박 리더는 “AI 신약 개발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있으며, 관련 연구 결과가 리얼월드(Real world)에서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지도 예측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데이터 보안 체계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를 구축하고, AI 이해도가 높은 전자, 화학, 통신, 의료, 법률, 특허 전문가팀을 운영하며 소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