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눈치보던 은행권, '책무구조도' 도입 경쟁…첫 테이프 끊은 신한·전담조직 만든 KB

입력 2024-09-23 15:42 수정 2024-09-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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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도 조기도입 예정…"제출 시기 조율 중"

내년 1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은행권이 본격 속도내기에 나섰다. 그간 은행들은 책무구조도 제출시기를 놓고 눈치싸움을 벌였으나 최근 잇단 금융사고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빠른 태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행은행은 이날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직책별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에 대한 책임을 사전에 정하는 제도다. 금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책무를 담당한 임직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적극적인 참여를 꺼려왔다.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를 미리 제출하는 금융사에 대해 제재를 감경키로 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조기 도입을 독려해왔다. 다음달 말까지 지주와 은행에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신청을 받고, 11월 초부터 내년 1월 초까지 시범운영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수백억 원대 횡령과 부당대출 등 사건ㆍ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은행들도 책무구조도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각 임원의 책무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외에도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 활동과 개선조치들이 시스템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도 책무구조도 도입과 관련해 적극 행보에 나섰다. 다음달 말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 참여에 앞서 책무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인 'KB책무관리실'을 신설한 것. KB책무관리실은 준법감시인 산하에서 책무구조도 운영 및 점검 등 은행의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주요 업무는 △책무 관련 제도의 기획 및 운영 △책무 이행점검 및 책무 관리시스템 운영 및 관리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및 지원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제도 강화를 위해 조직을 신설하게 됐다" 며 "앞으로도 금융사고 예방과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 하겠다" 고 밝혔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도 다음달 말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시범 운영 참여는 이미 결정했으며, 시기와 내용 등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면서 "시기도 중요하지만 책무구조도를 잘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준비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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