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르엘은 합의, 장위4구역은 벼랑끝 대치…공사비 협상 '온도 차' 왜?

입력 2024-09-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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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르엘 조감도 (자료제공=롯데건설)
▲청담 르엘 조감도 (자료제공=롯데건설)

서울 주요 정비 사업지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결하고 분양에 성공한 단지들이 늘고 있다. 반면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대에선 공사비 갈등이 격화하며 공사 중단을 예고하는 곳까지 나오는 등 온도 차가 느껴지는 양상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청담 르엘)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롯데건설과 공사비를 3.3㎡당 743만 원에서 765만 원으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롯데건설이 요구한 금액은 3.3㎡당 771만 원으로, 조합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갈등을 봉합한 이후 일반분양에 돌입했으며, 이달 20일 1순위 청약에는 총 5만6717명이 접수해 평균 667.26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또 다른 사업지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재건축 조합은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를 3.3㎡당 666만 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내달 중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성동구 행당7구역(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조합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를 282억 원 증액하기로 합했다. 이달 분양을 진행했으며, 1순위 청약 총 1만7582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41 대 1로 마감됐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현대건설과 3.3㎡ 공사비를 548만 원에서 792만5000원으로, 총 244만5000원(44.6%)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을 준비 중으로, 역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가운데 최고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사비 증액 문제로 공사 중단 위기가 불거진 곳도 있다.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장위자이 래디언트) 재개발은 공사비 722억 원 증액 문제로 공사가 중지될 위기에 직면했다. 시공사 GS건설은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내건 상태다. 때문에 2025년 5월로 예정된 입주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북구청도 '성북구갈등조정위원회 TF'를 구성해 중재에 나서는 등 첨예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경기 안양시 '평촌 트리지아'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조합 내홍으로 잔여 공사비 1300억 원을 받지 못하자, 조합에 키 불출 및 유치권 행사를 통보하기도 했다. 현재는 올해 12월 중순까지 개별분담금 지급 확약서를 작성한 일반 분양자와 조합원에 한해서만 입주가 허용된 상태다.

업계에선 이러한 차이가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서울 주요 지역은 '완판'을 통한 분양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은 미분양 우려로 이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 "입주를 앞둔 현장에서 공사 중지 이슈가 나오는 것은 시공사에도 타격이 크다. 그럼에도 공사 중단을 통보한다는 건 조합과 원만한 협상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라며 "분양 수익을 통해 조합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면 관련 협의가 훨씬 수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분양물 형식으로 공사비가 들어오는 경우, 서울 현장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빨리 분양을 진행하려고 한다. 반면 수도권, 지방은 미분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사비 증액 협상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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