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9일을 시작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의료 공백이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백을 메우던 간호사 역시 한계에 부딪혔다는 입장이 나온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의료인들의 잇따른 파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언급하며 "의사들의 빈자리를 일반 간호사들이 진료지원(PA) 간호사로 차출되며 메워 오고 있는데, 업무량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게다가 간호사 면허로 의사 업무를 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심각 단계라며 PA 간호사 시범 사업이라는 것을 해 불법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한 의료사고에 대해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법 제정안의 28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최 위원장은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해 PA 간호사가 불법 의료에 투입되는 일은 끝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해 간호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불법 진료를 하라는 것이냐. (통과가 되지 않으면) PA 간호사들조차 '우리도 못 하겠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 불법 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간접고용 문제 해결, 주4일제 시범 사업 실시,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이후에도 교섭을 계속 이어왔고, 1차 조정 회의에서도 노사 타결의 의지를 보여왔으나 교섭의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 미복귀 사태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현장에서 모집을 하긴 하지만, PA 간호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득하며 신규 간호사까지 PA 간호사로 차출하고 있다. 어떤 교육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까지 투입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전공의의 복귀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간호법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의대 증원도 반대하면서 PA 간호사가 합법화되는 것도 반대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과를 선택해 지원할 때 PA 간호사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한다. 실질적으로 PA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상당 부분 도와주고 있는데 PA 간호사 합법화를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병원 측은 의료 공백 사태로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임금 인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이에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수련병원 같은 경우는 실질적으로 경영이 몹시 어렵다. 그렇지만 간호사들이 무급휴가나 강제 연차 등으로 병원과 고통 분담을 해왔었고 전공의 사직으로 그들에 나갔던 임금도 절약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대학병원인 수련병원은 기존에 수익이 많이 났을 때도 고유목적사업자금이라는 명목으로 재단에 보내 시설과 장비에 투자하고, 새 병원 짓는 데 급급했다"며 "상반기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참으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가 인상에 비해 예년보다 요구하는 인상 임금 역시 낮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