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1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전날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34곳을 대상으로 올 2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59조39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8조6836억 원)보다 10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79조48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728조6300억 원보다 7.0% 늘었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전년 대비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0조443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보다 1462% 급증하며 전체 영업이익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는 5조4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2분기 2조8881억 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하며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영업이익 2위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4조2791억 원), 기아(3조6437억 원), 한국전력공사(1조2503억 원), LG전자(1조1961억 원), 삼성생명(9055억 원), 삼성물산(9004억 원), DB손해보험(7868억 원), 삼성화재(7823억 원) 순으로 영업이익이 컸다.
2분기 영업적자가 가장 큰 기업은 SK온(-4602억 원)이다. 뒤이어 롯데케미칼(-1112억 원), 한화솔루션(-1078억 원), 하이투자증권(-1003억 원), LG디스플레이(-937억 원), 엘앤에프(-842억 원), 한국남부발전(-510억 원), 효성화학(-507억 원), 동부건설(-403억 원), HJ중공업(-395억 원) 등이 뒤따랐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도 삼성전자(9조7754억 원·1462.2%)와 SK하이닉스(8조3506억 원·흑자전환)로 조사됐다.
이어 한국전력공사(3조5227억 원·흑자전환), 한국수력원자력(1조2943억 원·흑자전환), LG디스플레이(7878억 원·적자축소), 삼성생명(5872억 원·184.5%), GS건설(5072억 원·흑자전환), HMM(4842억 원·302.2%), LG전자(4542억 원·61.2%), SK에너지(3811억 원·흑자전환)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은 포스코(-4031억 원·-45.3%), 현대제철(-3671억 원·-78.9%)로 나타났다. 중국 내수경기 둔화로 철강 수출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SK온(-3280억 원), 한화솔루션(-3019억 원), LG에너지솔루션(-2653억 원), 두산밥캣(-2270억 원), LG화학(-2097억 원), 두산에너빌리티(-1849억 원), 삼성SDI(-1700억 원) 순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비엠(-1천108억 원), 엘앤에프(-872억 원) 등의 실적 하락 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