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도 생성형 AI 바람...감사 플랫폼 넘어 연구소 신설까지

입력 2024-08-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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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빅4, 생성형 AI 도입 돌풍…회계사와 AI 동행 가속화 전망
업계 1위 삼일PwC, AI 적용도 가장 빨라…자체 생성형 AI '챗원' 사용 중
딜로이트 안진·EY한영도 AI 감사 플랫폼 사용 중…업무 수행 속도↑
삼정KPMG, 업계 최초 생성형 AI 도입 밝혔지만…사실과 달라 '홍보 과열'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투데이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투데이DB)

회계업계에도 생성형 AI 바람이 불고 있다. 감사 플랫폼을 넘어서 최근 연구소 신설까지 이루어 지면서 회계사들의 업무를 돕는 중이다. 국내 회계법인 '빅4(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도 AI를 탑재한 디지털 감사 툴(Tool)을 개발 및 도입해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다.

각 회사는 AI로 막대한 분량의 자료를 분석 처리해 회계 오류 및 부정을 잡아내는 데 사용 중인데, 감사 분야만큼은 책임 소재, 정보 왜곡현상(Hallucination·할루시네이션)으로 인한 문제의 소지가 있어 완벽 적용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아울러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각 회사의 홍보도 치열한 가운데,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웃픈(웃음+슬픔)’ 상황까지 발생 중이다.

업계 1위 삼일PwC, AI 적용 가장 빨라…딜로이트 안진·EY한영도 AI 감사 플랫폼 사용 중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회계 업계가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으로 변하는 중이다. AI가 회계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 업계에선 AI와 공생하는 관계로 변모 중이다. 특히 회계사들의 업무 효율화를 도와줄 AI 감사 플랫폼이 속속 나오면서 AI와의 동행은 점차 가속할 전망이다.

우선 삼일회계법인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18년부터 감사 플랫폼인 ‘AURA’를 사용 중이다. 또 삼일PwC는 국내에서 임직원들을 위한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챗원(ChatOne)'을 개발해 시험 사용 중이다. 회사는 챗원을 고객 대상 서비스를 지원하는 ‘AI 어시스턴트’로 활용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별도 생성형 AI를 적용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기 위해 자체 AI 연구소도 오픈했다. 삼일PwC는 반복되고 복잡한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로보틱 플랫폼’과 세계 각지에 현지 법인을 둔 기업이 매월 경영 실적을 손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월드 와이드 이지뷰’를 개발해 운용 중이다. 기존 노동 집약적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사업보고서 자동화 애플리케이션'과 '리스 매니지먼트 애플리케이션' 등도 적용 중이다.

최근엔 AI를 적용한 현금흐름표, 주석, 내부회계평가 작성 자동화 툴을 공동 개발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회계에 AI를 적용하는 폭이나 속도가 업계에서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딜로이트 안진의 경우 감사 플랫폼으로 ‘Omnia’와 ‘Levvia’를 사용한다. 또 디지털 감사를 위해 데이터 분석 도구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사용해 감사 대상 기업의 이상 징후 항목을 실시간으로 감지·대응할 수 있다.

업계 최초로 회계사 중심의 데이터 분석팀도 운영 중이다. 감사·비감사 업무를 수행할 때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업무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데이터분석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 샘플링 솔루션을 개발해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통상 1주일 정도 걸리던 샘플링 방법을 단 몇 분 만에 수행이 가능하다.

지난해엔 데이터 애널리틱스 기반 솔루션인 ‘라이트하우스(RightHouse)’를 출시해 기업 회계정보와 자금 흐름을 분석해 자금 사고 이상 징후를 진단하고 탐지할 수 있게 됐다.

한영회계법인과 네트워크를 이루는 EY의 경우 지난해 9월 14억 달러를 투자해 ‘EY.ai’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에서 'EY 캔버스 AI', 'EY 다큐먼트 인텔리전스 등 AI' 디지털 툴을 감사 업무에 적극 활용 중이다.

삼정KPMG, 업계 최초 생성형 AI 도입 밝혔지만…사실과 달라 '홍보 과열'

삼정KPMG의 경우 최근 자사 스마트 감사 플랫폼 'KPMG 클라라'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라라에 도입된 AI는 많은 문서를 빠른 속도로 검토하고, 초기 위험 요소를 식별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삼정KPMG의 경우 생성형 AI 기능을 국내 최초로 감사 현장에 적용했다고 홍보했지만, 사실은 이와 달랐다. EY한영의 경우 지난해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GPT-3, GPT-4와 같은 애저 오픈AI(Azure OpenAI) 등을 활용한 생성형 AI 솔루션을 개발한 바 있다. 삼일PwC도 이미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임직원들이 사용 중이다. AI 홍보 과열이 낳은 ‘웃픈’ 상황이다.

AI 기술, 회계 업계 완벽 적용 시간 소요…각 회사 할루시네이션 방지 '안간힘'

한편, AI 기술이 회계 업계에 완벽하게 적용될지도 중요하다. 예컨대 AI를 사용해 감사업무가 잘못됐다면, 책임소재를 묻기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는 법적 문제까지 번질 수 있다.

이에 데이터 검증 등 비 감사 분야에는 AI를 적용하기 쉽지만, AI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감사 분야에는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회사는 AI가 거짓이나 왜곡된 내용을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경우 할루시네이션이 종종 있어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현재 정확도를 높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으로 시간은 조금 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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