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에 놀란 국내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Panic seling, 투매)에 이어 안전자산인 ‘금’으로 ‘골드 러시’(Gold rush, 금을 찾아 이동하는 현상)를 이어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7월 5일~8월 5일) 간 개인이 순매수한 금 거래대금은 241억1400만 원이다. 4월부터 3개월 연속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6월에도 순매수 규모가 259억7900만 원에 달했다.
이날 KRX 금 시장에서 금 1kg 현물의 g당 가격은 장중 한때 11만 원을 돌파하며 10만901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6일(10만8670원) 이후 가장 높다. 한달새 4% 상승했다. 금 가격이 오르면서 같은 기간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4.07%, KODEX 골드선물(H)은 2.61% 올랐다. 개인은 국내 유일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을 지난달 1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7월 25~31일)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주식시장 유입세가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시장은 대만(-43억4000만 달러·약 5조8850억 원), 인도(-7억6000만 달러·약 1조306억 원), 한국(-3억8000만 달러·약 5153억 원) 등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도 올해 증가 추세를 보이다 7월 882억2657만 달러(약 119조5823억 원)에서 8월 843억3124만 달러(약 114조3026만 달러)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권가는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미국 대선 이벤트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UBS 등은 연내 금값 전망치를 2600달러까지 상향조정했다. 국제 금값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2500달러 선을 뚫었다.
삼성증권은 “실질 금리 효과는 상당 부분 반영되었으나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시 금은 대선 이후에도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중동 전쟁 리스크 확산도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군과 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하며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