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맏언니’ 전훈영의 헌신…정의선 회장도 감사 뜻 전했다

입력 2024-08-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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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 번째), 전훈영(오른쪽 두 번째), 임시현(오른쪽 첫 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 번째), 전훈영(오른쪽 두 번째), 임시현(오른쪽 첫 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올림픽 여자 양궁 대표팀의 활약 뒤에는 ‘맏언니’ 전훈영(인천광역시청) 선수의 헌신이 있었다. 그는 파리 올림픽 대회 기간 후배들을 이끌며 대표팀의 금메달 행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현지시간) 여자 양궁 개인전 경기 직후 전훈영을 직접 찾아 격려했다. 개인전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훈영에게 정 회장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94년생인 전훈영은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대한민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 수상 이력이 없던 전훈영은 올해 4월 국가대표 선수단에 선발되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대표팀에 함께 선발된 2003년생 임시현, 2005년생 남수현과는 10살 안팎 터울이 나는 언니였다. 모두 첫 올림픽 출전이었지만 전훈영은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며 대표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파리에 도착해 선수단 숙소를 정해야 할 때도 후배들은 배려했다. 숙소가 2인 1실로 돼 있어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는데 본인이 먼저 손을 든 것이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이 “타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는 게 괜찮겠냐”고 묻자 전훈영은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고 답했다고 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전훈영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그는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서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양궁 단체전에선 세트당 120초가 주어지는데 선수 3명이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한다. 전훈영은 빠르게 활을 쏘면서 두 번째, 세 번째 주자로 나선 후배들이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8일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특히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면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 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훈영이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 번째), 전훈영(오른쪽 두 번째), 임시현(오른쪽 첫 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 번째), 전훈영(오른쪽 두 번째), 임시현(오른쪽 첫 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전훈영의 성격은 예민하지 않고 유쾌하고 털털한 편이라고 한다. 단체전 때에는 가끔 엉뚱한 농담을 던지면서 동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개인전이 열린 3일 낮에도 전훈영은 임시현에게 장난을 걸며 앵발리드 경기장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경기 결과에 따라 4강전에서 맞붙을 수 있는 상대였지만 대표팀 동료이자 맏언니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훈영은 3일 경기 직후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궁 대표팀을 향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며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뿐 아니라 혼성전, 개인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임시현은 2일 김우진과 함께 출전한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일에는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3관왕에 올랐다. 대표팀 막내 남수현 역시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여자 양궁 대표팀에 축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자 단체전 10연패, 어제 혼성 단체전과 오늘 개인전 금메달까지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세계 최강 궁사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격려했다.

이어 “은메달을 딴 막내 남수현 선수와 마지막 한 발까지 최선을 다한 맏언니 전훈영 선수에게도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며 “세계 정상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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