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리는데 일본은 올리고...글로벌 금리 판도 대격변 조짐

입력 2024-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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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단기 정책금리 예상 깨고 인상
연준, 9월 인하 가능성 시사
캐나다, 중국, 콜롬비아 등 인하 행렬
신흥국 자금 조달 숨통 트일 듯

하루 새 일본은행이 시장 전망과 달리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리 판도에도 대격변이 예고됐다. 선진국부터 신흥국에 이르기까지 경기침체 위험이 커짐에 따라 더는 인플레이션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이날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한 10.75%로 조정했다. 남미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유지하던 콜롬비아는 이번 결정으로 1위 자리를 멕시코에 넘겼다. 당국은 성명에서 “오늘 결정은 경제 성장 회복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아프리카 모잠비크 중앙은행은 금리를 0.75% 낮춘 14.25%로 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초 지나친 긴축을 지적하며 모잠비크에 금리 인하를 권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당국은 앞으로도 통화 정책을 계속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쓰는 홍콩은 연준의 결정이 나온 직후 자국 기준금리를 5.75%로 동결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홍콩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은 페그제를 통해 연준 통화정책을 충실히 따랐다”며 “9월 예상되는 정책 완화에 앞서 홍콩은 아마도 마지막으로 금리를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빈곤국 등은 연준의 높은 금리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금을 좀 더 수월하게 조달하기 위해 금리를 연준이 책정한 것보다 높게 유지해야 하는 동시에 긴축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은 탓이다.

그러나 연준이 인하 신호탄을 쏘면서 이들도 한시름 놓게 됐다.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금리 인하는 신흥 시장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금리로 인해 미국을 넘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들은 이미 연준에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금리를 2회 연속 인하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눈앞에 다가왔고 경제에 과잉 공급이 더 늘어남에 따라 하방 위험이 통화정책회의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최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DR)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연이어 내리면서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지속적으로 높았던 미국 국채 금리는 특히 신흥 시장 통화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신흥국 중앙은행 대부분은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낮아지길 바랐지만, 9월이 더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이에 따라 세계 금리 전망도 바뀌어 인하에 대한 낙관론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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