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국내 처음으로 ‘피부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 100례’를 달성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순철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피부를 10㎝ 미만으로 절개하는 피부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을 2006년부터 시행했으며, 현재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속해서 시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신장이식 수술은 공여받은 신장을 좌측 또는 우측 하복부에 'L'자 모양의 20~25㎝ 정도 길이로 복부 피부절개창을 통해 진행된다. 하키스틱 절개창이라고 하는 이런 피부절개는 우측 또는 좌측 하복부의 배꼽 부위까지 상처가 생기기 때문에 수술 후 상처 통증이 크고, 평소 수술 흉터가 복부에 드러나는 불가피한 단점이 있다.
최근 상처를 줄이기 위해 로봇 보조 복강경 신장이식 수술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공간이 협소하여 로봇 장비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비용적으로도 큰 부담이 있어 아직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피부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은 복부 하방 비키니라인으로 가로 10㎝ 정도 길이의 상처를 통해 진행한다. 체질량지수 25 이하의 비교적 마른 체형의 환자에서 주요 혈관 문합이 제한되지 않으면 시행할 수 있다. 기존 절개법보다 손상되는 부위가 적어 상처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 속도와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며, 작은 흉터로 인한 미용상의 효과가 커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기존 수술에 비해 수술을 하는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집도의에게는 고난도의 수술로 여겨진다. 전통적인 신장이식 수술 방법과 비교하면 피부 최소절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신장 기능과 장기 생존율 등 여러 전반적인 이식 관련 성적과 수술 관련 합병증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고, 미용상의 효과가 우수하다. 박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여러 차례 학회와 국제 학술지에 발표해왔다.
만성신부전은 여러 원인질환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돼, 체내에 여러 종류의 노페물(요독)이 축적되고 다양한 전신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손상된 신장 기능을 보완해 환자가 삶을 영위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도록 치료하기 위해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을 한다.
투석으로도 신장 기능을 잃은 환자는 최후의 수단으로 건강한 사람의 신장이나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받아야 한다. 성공적인 신장 이식은 복막 및 혈액투석보다 환자의 장기적 예후와 만족도에서 모두 높지만, 복부 피부를 비교적 크게 절개해야 가능한 수술이기에 동반되는 상처 통증과 수술 흉터는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최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만성 신부전으로 인해 신장이식까지 필요한 젊은 환자도 더불어 늘어나 미용 효과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교수는 "신장이식이 필요한 젊은 환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져, 환자가 먼저 찾아보고 피부 최소절개 신장이식수술을 요청하는 건이 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주로 여성환자가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100례 중 12명은 남성으로 남성 환자들의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비교적 마른 체형의 만성신부전 환자 위주로 최소절개 신장이식 수술을 하고 있으나, 환자들의 만족도가 큰 만큼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범위를 넓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