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만들 일만 남았는데”…조선업계, 파업 전야에 ‘일촉즉발’

입력 2024-07-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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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노조, 쟁의투표 가결
한화오션 노조, 경고성 파업

▲지난해 4월 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에서 중단된 임금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조)
▲지난해 4월 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에서 중단된 임금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노조)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조선업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생산 차질, 납기 지연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2~24일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 전체 조합원 7560명 중 5195명(68.72%)이 참여해 4919명(재적 대비 65.1%, 투표자 대비 94.7%)이 파업을 찬성했다. 파업 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벌일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4일 임금ㆍ단체협약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승진 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 노사도 올해 임금 협상과 함께 단체 협약 교섭을 진행 중이다. 특히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성과급을 RSU 방식으로 300% 지급하기로 했는데, 사측은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지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성과 달성은 명목상일뿐 일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 노조는 15일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86% 찬성으로 쟁의 행위를 가결하고 파업권을 확보했다.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는 같은 날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동안 경고성 파업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22일 97.14%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에 기자재들이 가득 차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HD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에 기자재들이 가득 차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파업 위기감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다음달 24일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각사 노조가 동반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44척(해양설비 1기 포함), 계약 규모 162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7척(53억3000만 달러), 22척(49억 달러) 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 흑자 전환을 앞두고, 파업에 대한 우려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노조와 꾸준히 교섭을 진행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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