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는 17일 발간한 '신흥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유입 차별화 배경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전반에 걸쳐 외국인 증권투자 유입세의 비동조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 후 개선 될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의 신흥국 증권투자는 연초 강한 회복세를 보이다가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으로 유입세가 감속했다. 신흥국 외국인 주식자금은 1~3월 연속으로 순유입되다가 4월부터 유출 전환됐다. 연간 누적으로는 105억 달러가 유입되었으며, 한국, 대만, 중국을 제외하면 164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규모는 1월부터 4월까지 둔화하다가 5월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증권자금이 강한 유입세를 보인 국가들은 △인공지능(AI) 붐 △경기부양책 △인덱스 편입 △시장 친화적 정책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 대만, 중국이 AI 붐의 대표 수혜국으로, 미국 경기의 연착륙 전망과 함께 AI 산업에 대한 호실적 기대가 기술주 비중이 큰 한국과 대만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됐다.
중국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AI 투자 유인이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또한, 정부가 경기회복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속해서 부양책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4.9%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 나온 점도 호재로 분류됐다.
인도는 작년 9월 JP모건 신흥시장 국채지수(JPM GBI-EM) 편입이 결정된 후 실제 편입일에 앞서 채권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됐다. 총 300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됐고, 추가로 100억 달러 규모의 액티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국채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 편입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유입세가 제한적이다. 인도도 인덱스 편입이 결정된 후부터 자금유입이 확대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자금 유입은 편입이 확실시된 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터키는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전문가를 주요 경제 요직에 임명하고 금리를 인상하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브라질도 세제 정책 등을 통해 재정난 우려를 일부 해소한 점이 자금 유입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일부 국가의 △선거 리스크 확대 △인플레이션 압력 반등 우려 등은 자금유출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다수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지면서 재정 악화, 반시장적인 정책 시행 가능성 등의 불안 요인이 드러났다. 남미,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는 선거 리스크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남미는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도 떠안고 있다.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한 일부 남미 국가들에서는 통화 약세, 식품·원자재 가격 상승, 견고한 고용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확대되고 있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고금리가 장기화할 시 성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올해 중 신흥국 시장의 외국인 증권자금은 국가별 여건에 따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나, 앞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신흥국 전반의 자금흐름 모멘텀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만, 미·중 무역 분쟁, 미국 대선 관련 불안 등을 고려할 때 신흥국 전반의 자금유입이 단기에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