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 더 멀리"…배터리 공정의 혁신 'CTPㆍCTC' [모빌리티]

입력 2024-07-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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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 없앤 셀투팩, 무게는 낮추고 배터리 용량은 높이고
中 주도 각형 셀투팩…LG엔솔은 파우치형으로 시장 선점
자동차 차체에 직접 조립하는 셀투섀시 기술도 주목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CTP) 배터리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CTP) 배터리 (제공=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배터리 소재 측면에서는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 단계에서는 셀투팩(Cell To PackㆍCTP), 셀투섀시(Cell to ChassisㆍCTC) 또는 셀투바디(Cell To BodyㆍCTB) 등이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배터리 공정은 셀→모듈→팩 순서로 조립된다.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 여러 개를 모아 모듈 케이스에 고정한다. 모듈들을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해 배터리 팩에 연결한다. 배터리 팩에 가능한 많은 셀과 모듈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기술이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다.

CTP 기술은 모듈을 생략하고 배터리 셀을 팩에 직접 조립하는 방식이다. 모듈 케이스가 차지하는 공간에 셀을 추가함으로써 에너지 밀도와 용량을 높일 수 있다. 모듈 공정이 없는 만큼 기존 대비 부품 수가 줄어들어 비용도 절감된다. 다만 셀을 보호하는 모듈이 사라졌기 때문에 충격 보호와 열 관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에 공급하는 리튬인산철(LFP) 파우치형 배터리에 CTP 기술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CTP 기술이 적용된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형 CTP보다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약 5%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형 CTP는 주로 닝더스다이(CATL)나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기 때문에 조립 단계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CTP 기술에 집중해 왔다.

CATL은 2019년 CTP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데 이어 2022년 3세대 CTP 배터리를 선보였다. CATL에 따르면 3세대 CTP는 배터리 팩의 부피 활용도를 72%까지 높였고, 에너지 밀도는 ㎏당 255와트시(Wh)를 기록했다. LFP 배터리의 평균 에너지 밀도(160Wh/㎏)를 넘어 삼원계 배터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기차 플랫폼 차원에서 주목받는 기술은 CTC 또는 CTB다. 팩 단계까지 생략하고 배터리 셀을 자동차 섀시(차대)나 바디(차체)에 직접 결합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조립 공정을 더욱 간소화함으로써 배터리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모두 높일 기술로 기대된다.

CTC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테슬라다. 2020년 처음 공개된 테슬라의 ‘구조화 배터리(Structural Battery)’는 차량의 섀시 자체가 배터리 팩의 역할을 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무게를 10%가량 낮추면서 주행거리를 14% 향상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셀을 차량과 직접 결합하는 만큼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테슬라, BYD 등 배터리 내재화에 나선 완성차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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