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제품 수요 증가하며 실적 상승 견인
중국 '이구환신' 정책 효과 본격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업체들의 2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이 크다.
석유화학 공정은 크게 원유를 가공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업스트림과 이를 사용해 최종 제품을 만드는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업스트림 업체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 여파로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는 반면 다운스트림 업체는 주력 제품의 업황이 차츰 회복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865억 원이다. 1분기 786억 원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글로벌 자동차 타이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타이어용 합성고무(SBR)의 판가(판매가격)가 전 분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NB라텍스 판매량도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천연고무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대체재인 합성고무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효성첨단소재도 올해 2분기 700억 원에 달하는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가 ‘효자’다. 유럽과 북미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며 베트남 공장 가동률이 상승했고, 운임 영향으로 판가가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도 2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크다. ABS(고부가합성수지) 스프레드가 1분기 대비 약 38%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4분기 1170억 원, 올해 1분기 3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에는 업황 개선과 함께 고부가 제품 라인과 북미·인도의 ABS 컴파운드 공장 가동이 시작되며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 정책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구환신은 내수 진작을 지원하기 위해 노후화된 제품이나 설비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화학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다운스트림 업체들의 실적 상승을 견인하는 것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 효과와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완전히 업황이 회복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대 수요처인 중국 내 이구환신 효과가 나타나며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특히 다운스트림 업체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