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아직 정해진 바 없어” 일축
이르면 이달 말 최종 결정 나올 듯
8조 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특정 계약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면서 장외 여론전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사업 주체인 방위사업청은 “아직 사업 추진 방안을 확정한 바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들여 6000톤(t)급 이지스함 6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단순 사업비뿐 아니라 유지ㆍ보수ㆍ정비(MRO) 등 경제적 낙수효과만 천문학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함정 초안을 그리는 개념설계를 수행했고,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말 무기체계를 더욱 구체화한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 사업의 핵심인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을 조선소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설계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업의 핵심인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을 조선소를 어떤 방식으로 선정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설계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위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는 함정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이어서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관련 법률상 명백히 경쟁계약이 원칙으로 정해져 있으며, 방위사업관리규정 역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쟁입찰을 권장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한화오션 측은 “수의계약을 체결해서는 안된다”며 방사청이 공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부 매체는 전날인 6일 “KDDX 사업이 지명 경쟁 입찰 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즉각 이를 부인하며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양사 소재지인 거제와 울산에서도 주거니 받거니 사업 수주를 위한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경남 거제시) 의원은 3일 KDDX 사업 계약체결 방식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방사청은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결정하면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제시의회도 지난달 27일 ‘KDDX 사업 공정 경쟁입찰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앞서 울산시는 5월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의 KDDX 선도함 사업 연속 수행을 공동 결의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HD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의 선도적인 K-방산 수출 기업이자 지역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며 “KDDX 사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시와 지역 정치권이 함께 관심을 갖고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KDDX 기밀 탈취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수사의 마무리가 예상되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정치적 영향력과 언론 보도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