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원 깨진 비트코인, 상승 끝?…“펀더멘탈 강화로 하락 변동성 낮아져”

입력 2024-07-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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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ㆍ獨·美 정부 매도ㆍ중동 전쟁 등 악재 겹쳐…하루 7% 급락
국면 전환 두고 ‘장기적 상승장’ㆍ‘하락 시작일 수도’ 의견 분분
“펀더멘탈 강화돼 하락 변동성 이전보다 낮을 것” 분석도 나와

▲여러 악재가 겹치며 비트코인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5만5000달러, 국내선 8000만 원 선이 붕괴됐다. (출처=코인마켓캡)
▲여러 악재가 겹치며 비트코인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5만5000달러, 국내선 8000만 원 선이 붕괴됐다. (출처=코인마켓캡)

마운트곡스 상환과 미국, 독일 등 국가의 비트코인 판매 등 악재가 겹치며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800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일정 주기를 가지고 상승과 하락을 해왔던 만큼, 이번 하락이 하락장의 시작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5일 업비트와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2월 말 이후 처음으로 8000만 원 선이 깨졌다. 글로벌 시세 역시 5만5000 달러가 무너지며 시장이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7%, 1달 전보다는 22% 이상 하락한 5만4754달러(787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마운트곡스 CI. (출처=마운트곡스)
▲마운트곡스 CI. (출처=마운트곡스)

이번 하락은 새로운 악재에 의한 것보다는,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해 온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우선 이날 오전 마운트곡스 상환 지갑으로 알려진 주소에서 비트코인 4만7229개가 익명의 주소로 두 차례 이동했다. 이중 일부인 2700여 개는 이날 오후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로 전송되며 시장 불안을 계속 키우고 있다.

미국과 독일 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앞서 독일 정부 지난달 21일 비트코인 3000개 거래소에 전송했고, 전날에도 거래소 3곳에 1300개, 139Po로 시작하는 주소로도 1700개를 전송하는 등 지속적으로 ‘매도’로 보여지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부 지갑에는 여전히 4만2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들어있다.

3일 가상자산 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국가인 미국도 지난 달 28일 법원으로부터 비트코인 매도 허가를 받은 뒤 비트코인 4000개를 코인베이스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3일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전날인 4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사 기지에 200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면서 중동에서의 전쟁 불안 등도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여러 악재가 겹치며 공포가 커지자, 가상자산 초보 투자자 혹은 단기 투자자들의 항복이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퀀트 분석가 ‘Caueconomy’에 따르면, 최근 하락 동안 단기(3개월에서 6개월 사이) 매집된 약 24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네트워크에서 이동됐다. 그는 “연초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단기 투자자처럼 행동하고 있는 반면, 1년 이상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매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자, 이번 하락이 국면 전환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일정 주기를 가지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시장은 주로 비트코인이 상승하면 이후 이더리움이 따라서 상승하고, 알트코인까지 합세해 상승장을 형성한다. 이후 알트코인이 제일 먼저 조정을 시작하고, 그 뒤로 이더리움, 비트코인이 차례로 조정을 겪은 뒤 하락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해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단기 조정은 최대 47K까지 열려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물 투자자라면 내년 초중순까지 보유하는 것을 추천하며, 선물이나 레버리지 투자를 하기엔 적절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매수세가 강력하게 나오기 전까지는 트레이딩을 쉬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락 사이클이 곧 올 수도 있지만, 하락 변동성은 이전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락이 오더라도 업계의 하방을 지탱해 줄 펀더멘탈이 강해졌다는 뜻이다.

▲전날인 4일 가상자산 관련 세미나에서 임동민 Lab2050 이코노미스트는 "크립토의 펀더멘탈이 강해져 하락 변동성은 이전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전날인 4일 가상자산 관련 세미나에서 임동민 Lab2050 이코노미스트는 "크립토의 펀더멘탈이 강해져 하락 변동성은 이전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전날 디엘지가 개최한 가상자산 세미나에서 임동민 LAB2050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과 2020년 상승장에 비춰 볼 때 최근 하락이 하락 사이클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2020년에서 2021년 일어난 상승장의 경우 조정 이후 한 번의 큰 반등이 있었던 만큼, 이번 사이클도 2차 반등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임동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RWA, ETF 등을 통해 전통 시장과 크립토 사이 유동성 흐름이 생기며 펀더멘탈이 강화하고 있다. (출처=임동민 Lab2050 이코노미스트)
▲임동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RWA, ETF 등을 통해 전통 시장과 크립토 사이 유동성 흐름이 생기며 펀더멘탈이 강화하고 있다. (출처=임동민 Lab2050 이코노미스트)

그에 따르면 올해 승인된 현물 ETF는 실물경제의 유동성을 크립토 시장으로 가지고 오는 역할을 하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RWA(실물자산연계)나 토큰화 금융의 경우 크립토 시장의 유동성을 실물경제로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축이 순환고리를 만들어내면서 펀더멘탈을 구축했다는 게, 임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실물경제에서도 유동성 플로우가 중요한 만큼, (크립토의) 유동성 플로우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런 플로우가 업계에 하나씩 구축돼 하락 변동성이 줄어들 기반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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