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앙 폭염 때문에…이슬람 성지순례 공식 사망자 1300명 이상

입력 2024-06-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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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 1.5도 상승 시 하지 순례자 열사병 위험 5배↑
지난해보다 사망자 6배 이상 늘어나

▲15일(현지시간) 한 무슬림 순례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아라파트 산에서 새벽 기도를 하고 있다. 메카(사우디)/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한 무슬림 순례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아라파트 산에서 새벽 기도를 하고 있다. 메카(사우디)/AFP연합뉴스
이슬람 성지 메카로 향하는 대순례(하지)에서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파하드 알잘라젤 사우디아라비아 보건장관은 이날 국영TV에서 하지 기간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총 1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사망자 숫자인 약 200명에서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현지 외교관들에 따르면 사망자 중 최소 600명은 이집트 출신이다.

올해 성지순례 사망자 관련 공식 집계는 19일 하지 일정이 끝난 지 닷새 만에 처음 공개됐다. 사망자 중 상당수가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신원 확인과 시신 처리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알잘라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중 83%가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이들은 땡볕 밑에서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했다”며 “숨진 사람 중 다수가 고령이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 시기는 이슬람 달력에 따라 결정돼 매년 열흘씩 어긋나는데, 이따금 여름철과 겹치기도 한다. 올해에는 낮 최고 기온 50도를 넘는 치명적인 불볕더위 시기와 맞물리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올해는 순례자가 약 180만 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슬람 하지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연구기관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의 칼 프리드리히 슈뢰이너 과학고문은 “아라파트 산 등산과 같은 하지의 중요한 부분이 인간 건강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분석 과학자 파하드 사이드와 슈뢰이너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면 하지 순례자의 열사병 위험은 5배 증가한다. 1.5도 상승은 2030년대에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상학회에서 202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0년간 북반구 다른 지역보다 50% 더 빠른 속도로 온난화됐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에어컨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생존이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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