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이사장, 장대비 속 경기 지켜보며 줄곧 응원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 나누고 “정말 멋지다" 격려
“편견 극복, 장애인식 개선 널리 알려질 계기 됐으면”
전국 곳곳에 장대비가 쏟아지던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여성축구장과 시각장애인축구장에는 축구 유니폼을 입은 여러 선수들과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2024 롯데 전국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우산을 쓰고 단상에 선 장 이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이번 사업은 편견을 극복하고 스포츠의 활력을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이사장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멋진 경기를 펼쳐달라"고 밝혔다.
장 이사장은 굵은 빗줄기 속 공식 축사가 마무리됐음에도 단상을 내려가는 대신 개인사를 언급하며 선수들 격려에 힘을 실었다. 장 이사장은 "저희 집안은 유별나게 운동신경이 없다"면서 "특히 저는 평지에서도 잘 넘어지는 등 운동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 (운동) 잘하는 사람이 부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들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잘 할 수 있는지 믿기지가 않았다"며 "저에게는 여러분이 정말 멋지신 분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실제 장 이사장은 이날 선수들에게 본인을 직접 소개하고 한 명 한 명 악수로 격려했다. 또 이날 장대비가 내리던 중에도 첫 경기로 치러진 전맹부 4강 경기(FC CNB 전맹축구클럽 대 프라미스랜드)를 끝까지 관람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장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장학재단은 올해 4월 '신격호 사랑의 장애인 지원 사업' 일환으로 대한장애인축구협회와 사업 지원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장애인축구 지원 사업에 2억 원을 전달했다. 그동안 롯데재단은 농구와 축구, 스키장애인리그를 후원해 왔으나 시각장애인 축구대회 후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각장애인축구는 장애인축구 종목 가운데 유일한 패럴림픽 종목으로 활성화돼 있다.
8개 팀 70여명 선수가 참가한 이번 대회는 전맹부와 약시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전맹부 경기는 방울이 삽입돼 소리가 나는 공을 사용하며 골키퍼(일반인)를 제외한 모든 선수는 아이패치와 안대를 착용해 눈을 가린 채 경기에 임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 화성시각축구단(전맹부)과 충북이글FC(약시부)가 우승을 거뒀다. 준우승은 프라미스랜드(전맹부), 서울저시력축구팀(약시부)가 차지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장 이사장은 "처음 시각장애인 축구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미팅을 하게 됐고 이후 영상을 접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감동이었다"며 "외부 활동에 있어서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스포츠정신을 보여준 선수들의 노력을 저희의 후원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