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에 해외 연금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했다.
22일 연금연구회에 따르면, 연구회는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연금전문가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연금연구회 좌장 격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을 비롯해 핀란드, 노르웨이, 호주, 일본 등 OECD 회원국 연금전문가들이 참석했다. OECD 사무국은 서면 발제 형식으로 세미나에 참여했다.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 김태일 고려대 교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미카 비드룬트(Mr. Mika Vidlund) 핀란드 연금센터 대외협력담당관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소득대체율 44%, 보험료율 13% 개혁안에 대해 “한국 정부 추계에 따르면 재정안정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여율이 현재 제안된 13%에서 15% 이상으로 더 증가해야 하며, 개혁이 지연되면 미래세대에 부채를 전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죠지 쿠르드나(Dr. George Kudrna)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교수는 낮은 공적연금 지급률을 퇴직연금이 보완하는 호주의 사례를 언급하며 “보험료율과 연금 혜택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민간연금에 대한 규제와 거버넌스를 개선해 현행 부과식 연금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헤르만 크루제(Dr. Herman Kruse) 노르웨이 통계부 연금추계 담당자는 “노르웨이 연금제도는 부과식 연금제도로, 소득세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근로자들은 소득세를 납부하고, 총 근로소득의 18.1%가 연금 적립금으로 할당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연금제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약속된 연금 지급액은 개인 기여액을 훨씬 초과한다. 또한, 이미 연금을 받는 고령 인구가 있는데, 이들의 연금액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 내고 더 받는’ 안에 대해 “대체율을 높이려면 기여율이 훨씬 더 증가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사토 시쥬메(Masato Shizume) 일본 리쮸메이칸대 교수는 기초연금의 과도한 수급 범위(소득 하위 70%)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한국 기초연금 운영방식은 기초연금의 목적을 흐리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령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보편적인 최저보장을 도입하며, 일자리와 연금을 유연하게 결합하는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앤드루 라일리(Mr. Andrew Reilly) OECD 사무국 연금분석관은 서면 발제를 통해 소득대체율을 동결하고 보험료율만 13%로 인상하더라도 향후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즈모 리스쿠(Mr. Ismo Risku) 핀란드 연금센터 기획조정실장도 “한국인들은 미래 연금 지출을 위해 사용돼야 할 소요 재원을 현재 시점에서 너무도 적게 준비하고 있다”며 “충분한 소요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연금제도는 미래에 제대로 연금을 지급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지정 토론자로 나선 안철수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보인 행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안 의원은 ‘50보, 100보’의 어원을 언급하며 “5월 말까지 한국 국회에서 치열하게 논의됐던 안이 ‘소득대체율 43%,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3%’였다. 내가 볼 때는 맹자가 말한 ‘50보나 100보다’와 똑같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핀란드식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한 후 숨 고르기를 한 후에 스웨덴식 확정기여(DC)형 연금제도로 개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