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시총 1조 달러’ 눈앞…월가도 잇단 목표 주가 인상

입력 2024-06-20 15:02 수정 2024-06-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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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이끄는 버크셔 제치고 세계 시총 8위 기업
올 들어 주가 72% 이상 올라
월가는 장밋빛 전망...목표가 줄상향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다. 월가에서는 TSMC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TSMC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전 거래일 대비 1.38% 상승한 179.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총은 약 9320억 달러(약 1290조 원)를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약 8810억 달러)를 제치고 시총 기준 세계 8위 기업에 오르게 됐다. 뉴욕증시는 이날 ‘노예해방 기념일’을 맞아 휴장했다.

TSMC는 애플은 물론 엔비디아의 주요 협력업체다. 사실상 인공지능(AI) 반도체도 TSMC의 협력 없이는 엔비디아 등이 자체 개발한 칩을 양산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TSMC도 수혜주로 부각됐다. 이미 엔비디아는 AI 붐에 힘입어 3조 달러에 안착한 상태다.

TSMC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72% 넘게 올랐다. 이에 월가에서는 TSMC가 무난하게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급증하는 AI 관련 수요 확대를 근거로 애널리스트들이 TSMC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나노미터(1nm=10억 분의 1m)와 5나노 칩 제조 가격의 소폭 상승을 예상하며 TSMC 12개월 목표 주가를 1160대만달러(약 4만9600원)로 종전보다 19%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도 양호한 이익 전망을 배경으로 TSMC 목표주가를 각각 12%, 17% 끌어올렸다. JP모건체이스도 “2028년에는 TSMC 전체 매출의 35%가 AI에서 나올 것”이라며 목표주가 상향 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월가에서 ‘시총 1조 달러 클럽’ 기업은 의미가 남다르다. 회사의 지배적인 시장 지위, 재무 건전성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모두 인정하는 일종의 ‘타이틀’로 통하기 때문이다.

현재 ‘1조 달러 클럽’에 있는 기업은 전 세계 시총 1위에 올라선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등 총 7개사다. 테슬라는 2021년 10월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총도 1조 달러를 넘어섰으나 이후 주가 부침이 이어지면서 시총이 현재 약 5895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월가 전망대로 TSMC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하게 된다면 TSMC는 주식시장에서 파운드리 업계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받는 셈이 된다.

한편 TSMC 존재감이 커지면서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12일 발표한 파운드리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으로 TSMC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1.7%로 전 분기(61.2%)보다 0.5%포인트(p) 높아졌다. 반면 2위 삼성의 점유율은 11.0%로 0.3%p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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