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만큼 대중적 술, '진로' 브랜드 독보적 경쟁력 구축
과일소주로 진입장벽 낮추고 우선 공략국 8→17개로 확대
스포츠ㆍ페스티벌로 소통...글로벌 소주 1위 브랜드 목표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가 대한민국 대표 술, 소주를 세계인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술로 키워낸다는 비전을 밝혔다. 8년 전 제시했던 '소주 세계화'를 넘어 '대중화'에 방점을 찍고, 2030년까지 해외 시장 소주 매출액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는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비전 2030'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JINRO)' 브랜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해 '글로벌 소주 1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진로 브랜드 하위 제품으로는 참이슬, 진로를 비롯해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과일소주 5종 등이 있다. 전 세계인이 진로 브랜드를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쉽게 즐기는 대중화를 이뤄낸다는 것. 이를 통해 앞으로의 100년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새로운 글로벌 태그라인(TAGLINE·슬로건)으로 '편하게 한 잔, 한 잔 후 가깝게(EASY TO DRINK, DRINK TO LINK)'를 제시했다. 진로 소주가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고, 인간관계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태그라인이다.
국내에서는 소주가 주류 술이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 맥주 등에 비해 인지도나 대중성이 떨어진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세계 시장에서 소주를 맥주 만큼 대중적인 술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본 소주보다 소비자 진입장벽이 낮은 과일소주의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강화한다. 과일소주를 통해 소주를 거부감 없이 맛보게 한 후 나아가 기본 소주로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전략 국가도 육성한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소주 세계화를 위해 8개국을 우선 공략국가로 제시했는데, 이를 올해 17개국으로 대폭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영국 등 기존 우선 공략국에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러시아, 호주, 독일, 멕시코, 대만 9개국을 더했다. 우선 공략국을 포함해 현재 하이트진로 소주가 진출한 국가는 86개국에 달한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진로의 글로벌 이미지도 강화한다. 스포츠 후원, 페스티벌 참여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세계적인 주류 브랜드와 소주가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진로 소주는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 주류인 맥주와 경쟁할 것"이라며 "지난 100년을 기반으로 소주의 세계화를 넘어 진로의 대중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해외 시장 소주 매출액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가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제시한 후 진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약 12.6% 성장을 기록했다. 2001년부터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도 22년째 유지 중이다.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1억 상자 판매를 돌파했고, 소주 단일 품목으로 1억 달러를 수출하는 업적도 달성했다.
진로가 세계로 뻗어나가며 소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소주는 2022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상품 카테고리에 등록되며 국제적인 상품 명칭으로 인정받았다. 2022년 유로모니터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주에 대한 인지 수준은 평균 88.6%를 기록했다. 세계인 10명 중 9명에 가까운 사람이 소주를 알고 있는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해외 성장세에 발맞춰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 단지 내에 생산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공장은 2026년 완공 예정으로,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연간 100만 상자를 생산해 동남아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한다.
황 전무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판매량을 확대하려면 해외 공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진로 대중화로 더 많은 생산 공장이 필요하다면 다른 지역 또는 베트남에서 생산 시설을 추가로 확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