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경제 전환할 기후테크 유망
그린수소 선도…적극 투자 절실해
기후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일련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 세계 국가들이 탄소 감축을 하겠다고 제출한 국가감축목표(NDC)로는 지구온도 상승을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에도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매우 더디고 부족하다. 기후위기의 근본적인 원인 제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산업화 이후 물질 숭배, 성장 우선, 유한한 자원에 대한 무지 등 지금까지 해온 상식의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
인류는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혁명을 통해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혁명적 변화를 경험했다. 자연에너지에서 인공에너지로의 전환으로 고탄소경제가 이어졌고, 그 결과 물질적 풍요와 물질지상주의를 낳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서 결과적으로 기후위기라는 중병을 앓게 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삶을 지속한다는 것은 인류 멸망을 재촉하는 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상적인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다는 것은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끊지 않고 병을 나아보겠다는 것과 같다.
혁신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국가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음을 잊지 말자. 이제 인류가 사라질 위기다. 전 세계 탄소배출이 유일하게 감소한 해가 세계 경제가 일시에 멈춰 섰던 2020년 팬데믹 때였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을 깨야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니 당장에 고탄소경제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대로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온이 상승하고 이로 인한 양극화가 심해지고 식량에 비상이 걸렸음에도 여전히 소비를 부추기고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면 환경 파괴쯤은 상관하지 않는다. 이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죽이는 일임에도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전환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의 상식으로는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촌 문제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가시 하나가 온몸에 고통을 주듯이 지구촌 어느 한 곳의 고통이 우리 모두의 고통이 되는 거대한 유기체와 같은 지구공동체가 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사회전환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과 같은 대응으로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따라서 이러한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게임체인저를 통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시대는 인간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2020년 팬데믹 때도 경제가 멈추자 디지털 세계와의 하이브리드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게임체인저는 고탄소경제를 저탄소 경제로 전환시켜 주어야 하며 우리의 인식과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기후테크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후테크가 성장할 토양이 잘 갖추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고탄소산업이 많이 있어 역설적으로 훌륭한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산업이 많아 융복합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적극적인 정부와 우수한 인력이 많다. 이런 환경을 충분히 활용하여 게임체인저를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그린수소는 이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 중 하나다. 그린수소로 기존의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게임체인처가 될 수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 토요타, BMW 등이 수소엔진차량을 개발 중이며, 소량의 증류수로 만든 수소를 기존의 연료와 혼합해 연료절감 및 탄소감축을 하는 하이드로겐 부스터(Hydrogen Booster)를 생산하는 기후테크도 있다.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게임체인저들이 나타나야 한다. 아무쪼록 우리가 만든 게임체인저가 인류를 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