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걱정된다면…하반기 증시 키워드 ‘가격 전가력’ 부상

입력 2024-06-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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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증권가, 기업 실질 이익 주목
‘인플레 탄력·원가 위험 헤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고용시장 과열 양상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고금리 국면 지속 우려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투자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업종과 종목별 가격 전가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2.54% 상승했다. 2655.28에 출발해 2722.67까지 오르며 2700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며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업종이나 종목이 있을지에 국내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옥석 가리기’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금융투자업계는 미국 금리 향방을 여전히 꼽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각 5일, 6일(현지시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올해 말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가세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글로벌 피벗에 동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그러나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 선행 조건이라고 강조한 미국 고용지표 진정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7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9만 명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5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3%까지 치솟았다.

미국 노동시장이 냉각될 기미가 없자 금리 인하 기대도 실망으로 돌아섰다. 전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49.5%로 반영했다.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78.3%에서 91.8%로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JP모건은 7월로 예상한 금리 인하 시기를 각각 9월과 11월로 늦췄다.

미국 금리 인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방할 종목을 선별하려면 가격 전가력이 큰 기업을 살필 것을 증권가는 제안했다. 가격 전가력은 기업의 실질적 이익률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로 분류된다. 특히 고물가에 따른 원료비, 인건비 등 비용 상승분을 상품과 서비스에 전가해 실적을 낼 만한 업종과 종목을 추리는 데에 활용된다.

실질 이익과 글로벌 섹터 지수 상관관계를 고려했을 때 에너지와 산업재, 금융, 유틸리티 업종이 유리하다고 업계는 예상했다. 세계 경기 호조 사이클에서 수요 과잉 인플레이션(demand pull)이 유지된다면, 인플레이션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업종일수록 가격 전가력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수출 측면에서는 반도체, 화학, 조선, 음식료 등의 가격 전가력이 강하다고 봤다. 최근 지속하는 강달러 현상과 고물가가 합쳐지면 수입 물가 상승 폭이 수출 물가 상승 폭을 넘어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매출을 상회하는 영업이익, 순현금 흐름을 기록해 원가 상승 위험을 완화할 업종이 투자 선택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랠리를 선도하고 있는 선진국 시장은 주식시장이 미래이익(Fwd EPS)보다 확정이익(Trailing EPS)을 더 중시하는 경향으로 이동 중”이라며 “실적 시즌에 진입한 주식시장은 다소 소강 양상을 보이며 실적에 따라 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며, 지역별 선호로는 미국·한국 확대, 유로존 중립, 중국 축소 의견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하반기 고물가·고금리 누적효과가 수요 회복 속도 이상으로 반영되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격차는 음(-)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실적 모멘텀의 전술적 유용성은 배가되며, 매출액(SPS)증가율보다 순이익(EPS) 증가율 관점에서 업종과 종목 대안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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