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근의 슬금생]"연 20% 적금 오픈런 했지만" 실수령 이자에 '헐'

입력 2024-06-08 08:00 수정 2024-06-1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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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금액이라면 적금보다 예금이 유리

금융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모든 금융활동은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 입니다. 삶을 보다 윤택하게 살고 싶다면 금융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금융이 가진 힘은 여기서 나옵니다. 힘들게 ‘존버’ 하는 세상에서 금융 치료가 약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입니다. 금융과 친해져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금융 생활(슬금생)’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정책과 재테크 정보, 실생활에 필요한 돈 이야기 등을 소비자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전달합니다. ‘슬금생’을 통해 금융 문맹인이 금융인싸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 20% 금리지만, 이자는 4만2416원

저금리 시대, 최고 연 20%의 금리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혹 하게한 상품이 나왔습니다.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기념해 5일, 10시부터 판매하고 있는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이 주인공입니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3년 여에 걸쳐 11차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연 이자 20% 적금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대구은행(iM뱅크)이 32만좌 한정으로 내놓은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은 출시 첫 날, 가입 대기자가 한 때 2000명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고금리 예·적금 상품까지 자취를 감추면서' 짠테크족'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품은 60일 만기 자유적립식 정기적금으로 기본 연 4%에서 최고 연 20%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대금리는 적금의 납입건당 연 0.1%포인트(p)(총 6%p), 플러스 우대금리는 적금의 40회 납입 시 연 2%p, 50회 납입 시 연 3%p, 60회 납입 시 연 5%p로 최고 연 16%p가 붙습니다.

개인 당 1인 1계좌 가입 가능하며 최초 신규금액은 0원(신규 당일부터 입금 가능)으로 납입가능금액은 한번에 100원에서 최대 5만 원까지(1일1회 납입 가능)로 총 60회까지 납입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가입에 성공한 가입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실 수령 이자를 살펴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매일 최대 5만 원씩 60회를 납입해 최고 20% 금리가 적용될 경우 원금 300만 원에 대한 세전 이자는 5만137원입니다. 여기서 이자소득세 15.4%를 제한 세후 이자는 4만2416원에 그칩니다. 한번에 납입 할 수 있는 금액 자체가 5만 원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금리 연 20%와 실수령 이자 4만2416원 간의 간극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적금에 가입하려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iM뱅크’에 신규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야 합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기 예금과 VS 정기 적금...금액과 기간 같다면 예금이 유리

사회 초년생이나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합니다.

정기예금은 정해진 금액을 일정 기간 맡겼다 다시 찾아가는 것입니다. 가령, 100만 원을 연이율 5% 예금으로 1년 간 은행에 맡기면, 1년 뒤 원금 100만 원에 이자 5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약속한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출금이 불가능합니다.

예금은 일정 금액(목돈)을 한번에 납입하는 것이고 정기적금은 일정 금액을 매월 납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적금은 예금보다 소액으로 매달 넣어 목돈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모은 목돈을 1년 동안 한번에 맡기는 게 예금입니다. 적금으로 목돈을 만들고 예금으로 목돈을 굴리는 식입니다.

같은 금액이 있다면, 예금에 넣는 것이 이득입니다. 원금 1200만 원이 있다고 가정할 때 1200만 원을 연이율 10% 예금에 넣으면 120만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자과세(15.4%) 18만4800원을 제외하면 실 수령액은 1301만5200원입니다.

매달 100만 원씩 연이율 10% 적금에 1년 동안 넣는다면 소비자는 만기 때 이자 65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자과세(15.4%) 10만100원을 제외하면 실 수령액은 1254만9900원입니다.

이는 연이율 6% 예금 상품의 이자(세전, 72만 원)보다도 적습니다. 연 6% 예금이 연 10% 적금 보다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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