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 미덕은 옛말…중국 젊은이들, 미국 ‘칭찬 문화’에 꽂혔다

입력 2024-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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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ㆍ오프라인서 칭찬 및 칭찬 모임 확산
미국 등 서구 영향…칭찬에 개방적 태도↑
“공감ㆍ선의 손쉽게 확장하는 풀뿌리 활동”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 중국 광둥성의 한 여성은 피부가 까맣고 등이 커서 신체 수치심을 느끼며 자랐다. 하지만 미국을 방문했을 때 외모에 대한 칭찬을 들으며 자신의 신체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관련 내용을 담은 글은 인스타그램에서 32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 아이폰은 외면받고 있지만, 지인뿐 아니라 낯선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칭찬을 하는 미국의 문화는 중국 사회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겸손함을 보여주는 것이 미덕으로 간주해 칭찬을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국인들은 그간 너무 바빠 칭찬과 같은 섬세한 부분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중산층, 특히 젊은 세대는 서구의 칭찬 문화에 대해 거부감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젊은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중국 사회에서 칭찬이 개방성과 긍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대중매체와 영어 원어민과의 교류를 통한 ‘서구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 중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낯선 사람에 칭찬ㆍ격려ㆍ감사하는 태도를 확산하기 위한 모임과 분위기가 활발히 조성되고 있다.

가령 인기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서는 17만 명이 넘는 상호 칭찬모임 회원들이 백조 모양 아이스크림 케이크 만들기, 보드게임 3연승 등 자신의 업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칭찬을 구하고 있다. 

또 전국의 교사들은 라이프스타일 앱 ‘샤오홍슈’에 어떻게 학생들을 더 많이 칭찬하고 아이들이 서로 칭찬하도록 격려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좋은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온라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 서로를 찬양하는 오프라인 모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직 인디 밴드 보컬 수모쉬 베이징에서 100회가 넘는 칭찬 파티를 주최했다. 수씨는 2022년부터는 고향인 쑤저우에서도 활동을 시작했다.

수씨는 “누군가에게서 마음에 드는 점을 발견하면 참기보다는 알려 주려고 한다”면서 “이러한 칭찬 문화는 사람들이 쉽게 공감과 선의를 확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풀뿌리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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