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AS는 중요한 경쟁력이다

입력 2024-06-04 05:00 수정 2024-06-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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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사용하던 음식물 처리기의 뚜껑이 닫히지 않는 문제가 생겨 수리를 받았다. 뚜껑 일부분만 교체하면 된다던 수리 기사가 진땀을 빼면서 부품을 해체하더니 급기야 연결부품을 부수면서 커버 부품을 분리했다.

무슨 문제인가 싶어 물었더니 제품 외부에 노출되는 결합 나사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을 끼워 넣는 방식인데, 조립에는 편하지만 분리할 때는 어지간히 힘든 일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잘 빠지지 않는 부품 주변을 파손해서 강제로 분리했다는 것이다.

수리를 마쳤다고 해서 보니 뚜껑과 뚜껑 케이스가 미세하게 단차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상인지 물었더니 힘이 더 들어갈 뿐 사용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석연치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써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 뒤 뚜껑이 열리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다. 다시 AS 신청을 하니 이번엔 뚜껑 관련 부품 전체를 교체해주겠다고 한다.

비단 이런 일 말고도 사후서비스(AS)를 받으면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은 너무 많다. 기업이 제품을 팔기에만 급급하고, AS에서는 좋은 경험을 주지 못한다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이 AS에서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주게 되면 일부 소비자는 차라리 AS를 포기하고 싼 제품을 찾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전자제품 해외 직구 소비자 불만 유형 중 28.4%가 ‘제품하자·품질 및 AS’로 지적됐다. 바꿔 말하면 AS에서 좋은 경험을 주게 되면 해외직구 소비자 10명 중 3명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투표 홈페이지 엠보팅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되는 이유 중 절반 이상(51.26%)이 ‘제품이 신뢰가 가지 않음’을 선택했고, 23.53%가 ‘브랜드 파워가 없음’을 꼽았다. 수치화할 수 있는 ‘성능’이 아닌 정성적 지표인 ‘신뢰’와 ‘브랜드 파워’는 성장하는 기업 입장에선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사용자들의 AS 경험 개선이 신뢰도와 브랜드 파워를 개선하는 길이라는 것을 기업 경영진과 제품 설계 직원, AS 직원들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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