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뇌졸중은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위험성이 높아져 효과적인 신약 수요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효과성을 개선한 뇌졸중 치료제 연구가 한창이다. 뇌졸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효과 및 이후 합병증 예방을 위한 신약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8년 59만5168명이었던 국내 뇌졸중 환자 수는 2022년 63만2119명으로 6.2% 증가했다. 뇌졸중 환자의 주요 혈관위험인자 유병률은 고혈압 67.9%, 당뇨병 34.3%, 이상지질혈증 42.5%, 현재흡연 21.9%, 심방세동 20% 등으로 파악됐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뇌졸중 치료 시 항고혈압제, 혈액응고 방지제, 혈전용해제, 항혈소판치료제 등의 약물이 활용되고 있다.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 등 증상에 따라 시술·수술이 진행된다.
다만, 아직까지 뇌졸중 치료의 미충족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퇴원 시 사망률은 2022년 기준 2.6%로 파악됐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44.1%는 일상생활에 제약이 없는 상태로 퇴원하고 있지만, 38.8%는 일상생활에 일정 부분 지장이 생기는 장애가 발생한 상태로 퇴원했다. 뇌졸중 환자 10명 중 4명은 발음 이상, 시력 감소, 마비 등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신풍제약, 지엔티파마, 닥터노아바이오텍 등의 기업들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뇌졸중 혁신신약 후보물질 ‘오탑리마스타트’의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오탑리마스타트는 허혈성 뇌졸중 치료 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 ‘알테플레제(rtPA)’를 투여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뇌출혈 부작용 위험을 낮춰주는 약물이다. 다중 기전으로 뇌 신경을 보호하고, 뇌 손상과 신경학적 장애를 감소시킨다.
최근 신풍제약은 제10차 유럽 뇌졸중학회(ESOC 2024)에 참석해 오탑리마스타트 임상 3상 설계 포스터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뇌졸중 환자 1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2b상 결과를 추가 분석 중이며, 하반기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환자 모집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엔티파마는 ‘넬로넴다즈’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넬로넴다즈는 뇌졸중 발생 이후 뇌세포를 훼손하는 원인인 글루타메이트 신경독성을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전으로 뇌세포를 보호한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정지 후 뇌 손상을 막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지엔티파마는 올해 2월 미국 국제뇌졸중콘퍼런스(ISC 2024)에서 응급실 도착 1시간 내 넬로넴다즈를 투약한 환자군이 위약 투여군보다 장애 개선 치료 효과가 4.93배 높았다는 3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은 뇌졸중 회복 치료제 신약 ‘NDC-002’의 국내 1상을 지난해 완료했다. 현재 미국에서 2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NDC-002는 뇌졸중 이후 신경염증을 줄여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손상된 뇌 부분의 뇌신경세포 분화와 회복을 촉진시킨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 ‘ARK platform’를 활용해 NDC-002를 발굴했다.
뇌 신경계 질환 치료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는 “뇌졸중은 전 세계 사망 원인 2위, 국내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신약에 대한 기대가 높게 형성된 시장”이라며 “기존 치료제 시장은 바이엘, BMS, 존슨앤존슨 등이 선점하고 있어 차별화된 신약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