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킨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추가적인 집단행동과 '선별적 대화'를 예고해 여론으로부터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은 취임 첫날인 1일 사회서비스관계망(SNS)을 통해 “국민과 환자가 걱정하지 않도록 얽힌 매듭을 잘 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를 향한 메시지는 ‘대화’와 거리가 멀다.
임 회장은 2일 취임식에서 “2차 병원이나 개원의는 (휴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며 추가 집단행동을 경고했다. 대화 조건으로는 당선인 시절부터 요구해온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과 교육부 장관·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경질, 대통령 사과, 의대 증원 백지화를 고수하고 있다. 통상 2명을 선임하던 변호사 출신 법제이사는 4명으로 늘렸다. 전반적으로 대화보다 투쟁에 무게를 둔 행보 해석된다. 요구하는 소통 형식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일대일 대화다. 의대 증원의 '주범'인 복지부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단 입장이다.
언론에 대해서도 ‘선별에 나섰다. 의협은 지도부 교체 후 일부 언론사를 자의적으로 ‘출입정지’ 조치하고, 브리핑에서는 정부 편에서 의대 증원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지난해까지 의협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언론사들과 제한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들어 의대 증원 여론이 정부에 우호적으로 변화하자 언론과 접촉을 늘렸다. 하지만, 지도부 교체 이후에는 다시 과거 행태로 회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전공의 끌어안기’에 골몰하고 있다.
의협의 중심세력인 개원의들은 경영 문제로 집단행동을 벌이기가 쉽지 않고, 집단행동에 나선다고 해도 ‘대체재’가 많아 파급력이 작다. 반면, 전공의는 경영 문제에서 자유롭고, 대다수가 상급종합병원에 소속돼 집단행동의 파급력이 크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수술·진료 지연·취소와 일부 상급종합·종합병원 교수들의 휴진도 전공의 집단행동에 기인한 것이다.
이에 의협은 3일에는 전공의 부모 1명으로부터 응원 화환이 배달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성혜영 의협 대변인은 “화환은 수령증 없이 보내져 어느 학부모가 보냈는지 연락처를 알 수 없었다”면서도 “임 회장 취임 이후 2일 초도 상임이사회에서부터 ‘전공의 지원대책’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한 만큼, 전공의 학부모로부터 받은 격려 화환은 회무 추진에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42대 임현택 회장과 집행부는 전공의 회원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