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오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농심 팝업스토어 ‘짜파게티 분식점’ 앞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방문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낮 약 25도의 초여름 날씨에도 커플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정오부터 운영하는 ‘쿡존(Cook Zone)’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이 많았다.
농심은 올해 ‘짜파게티’의 40주년을 맞아 ‘분식집’을 테마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달 12일부터 11일까지 약 한 달간 열린다. 팝업스토어는 짜파게티의 40년 역사를 소개하고 농심 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현재 인스타그램 내 ‘짜파게티분식점’, ‘짜파게티팝업’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1만1000개 넘는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련 키워드 검색량도 월 5만7000건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분식점을 콘셉트로 한 이번 팝업은 1~2층 공간으로 구성, 1층에는 짜파게티를 포함한 다양한 라면과 분식 메뉴를 맛보는 쿡존과 굿즈·브랜드존, 2층에는 전시·게임·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존’을 마련했다.
팝업 공간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나타난 곳은 쿡존이다. 일렬로 놓인 5개 키오스크를 통해 ‘스페셜 메뉴, ‘셀프 메뉴’ 등 카데고리에서 원하는 메뉴를 골라 주문하면 된다. 스페셜 메뉴에선 ‘마라 맛 짜파게티’, 계란프라이를 얹은 ‘토핑 짜파게티’ 같은 이색 라면을, 셀프 메뉴에서는 너구리와 신라면 등 농심의 대표 제품을 선보였다. 셀프 메뉴는 직원이 직접 조리해주는 자동 라면 조리 기계를 통해 직접 끓여 먹어야 한다. ‘부드러운 면’, ‘보통 면’, ‘꼬들한 면’ 세 가지 옵션의 면발부터 맵기, 토핑까지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임현순(43) 씨는 “SNS에서 짜파게티 팝업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천에서 1시간 걸려 오게 됐다”며 “평소 먹던 짜파게티가 아닌 짜파구리나 토핑 짜파게티, 신라면 볶음밥 같은 특별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는 ‘마라 맛 짜파게티’를 주문했다. 청경채 등 토핑이 넉넉하게 얹어진 요리는 마라 향으로 코끝을 자극하며 군침을 돌게 했다. 한 입맛을 보자 짜파게티 고유의 짜장면 맛과 알싸한 마라 맛이 조화를 이뤄 매력적이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플레이존이 모습을 드러냈다.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포토 부스부터 참여만 해도 농심 라면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게임에 참여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반대편 ‘요리사 자격증 발급존’에서는 자신의 사진을 담아 짜파게티를 전문적으로 조리할 수 있다는 자격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짜파게티가 처음 출시된 1984년대 콘셉트의 ‘짜파분식’ 공간이다. 한쪽에는 레트로 풍의 오락 기계가, 벽면에는 옛 짜파게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1982년 수기로 작성된 최수복 농심 연구원의 짜파게티 연구 개발 일지도 전시해 과거 제품 개발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농심은 현재 70여 개국에 수출 중인 짜파게티를 신라면에 이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짜파게티를 업그레이드한 신제품 ‘짜파게티 더블랙’을 최근 정식으로 출시했다.
기존 기름에 튀긴 유탕면 대신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건면을 사용, 굵은 면발 특징을 살리기 위해 농심 건면 중 가장 굵은 건면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심규철 농심 마케팅실장은 “짜파게티를 이제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그동안 해외에선 신라면 위주의 전략을 펴왔다면 이제는 신라면에 이어 수출 전략 제품으로 짜파게티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