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비수도권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률안 제정에 나선다. 지방자치단체 공적지원 전문기관인 ‘지역이민관리공단’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지자체의 지역기반 이민정책 실무 작업도 도울 예정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지역기반 이민정책 추진을 위한 법제, 공적지원 체계 고도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 주요 내용에는 지역기반 이민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안 제정방안이 포함된다.
다만 법무부 내부 일정상 재공고 시기를 다시 조율해야 한다는 판단에 연구 용역 공고는 일시적으로 취소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내부 검토를 거쳐 재개될 전망이다.
국내에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이 수도권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지방에는 인구 감소‧소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는 각 지역별 차이와 특성에 기반한 이민 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시행 중인 지역기반 이민정책은 계절근로와 지역 특화형 비자, 숙련기술인력 지자체 추천 등이다. 출생률과 생산인구 저하로 지역의 외국인력 도입 요구가 확대되는데, 이에 따라 지역기반 비자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기준, 계절근로 정책에는 농‧어촌 지자체 131개가 참여하고 2만9286명에 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특화 정책으로 인구감소 지역 66개 지자체가 참여했고 3291명이 배정, 숙련기능인력에는 17개 지자체, 5500명이 배정됐다.
그간 지역기반 정책 관련 체류자격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근거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법무부 지침으로 규정해 왔다. 그러나 외국인 전문조직과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체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며, 이를 위한 법률안 제정에 나선 것이다.
연구에는 법률안 제정에서 더 나아가 지자체에 지원 가능한 업무를 발굴하고 제시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요구된다. 중앙정부가 비자 등 업무와 관련해 지방정부를 지원하는 등 해외 국가의 유사 사례도 검토한다.
지자체 공적지원 전문기관인 지역이민관리공단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와 역할도 연구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지역 이민정책을 위해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관 등과 꾸준한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24일에는 법무부가 ‘지역이민 정책 연구 네트워크 출범식’을 개최하고 이민정책 관련 역량 강화를 지원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이민정책 추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는 중앙정부인 법무부와 지방정부인 12개 광역지자체가 참여했고, 이밖에 한국행정학회와 이민정책연구원 등 학계와 연구계도 힘을 모았다.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민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지방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학계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