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노원구 소재 서울 정민학교에서 만난 활동지원사 김무선(가명) 씨는 이 같이 말하며 “은퇴 후 고향 지인의 아이를 돌보면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립 특수학교인 정민학교는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김 씨를 포함한 모범 활동지원사 두 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날 표창장을 받은 또다른 활동지원사 이가영(가명) 씨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학생을 돌보고 있는데, 학생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의사표현 같은 것도 오래 보호한 저는 알아들을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은 못 알아듣는다”고 말했다.
김 씨와 이 씨는 각각 10년과 7년 9개월 간 이 학교에 재학 중인 고3 보현(가명) 학생과 전공과정에 재학 중인 영선(학생) 학생을 돌봐왔다. 활동지원사 한 명당 학생 한 명을 돌보는 방식이다.
이 씨는 “영선이가 뇌병변 장애가 있다보니 옷 갈아입히는 것부터 식사까지 모든 걸 함께 해줘야 한다. 잠자는 것빼곤 거의 다 도와줘야 한다”면서 “근무시간으로 따지면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영선이 집에 가서 씻기고 등교준비 시키고, 저녁에 부모님이 와서 데려가는 시간까지 학생을 돌본다”고 말했다.
학생을 돌보며 힘든 순간도 일부 있었다. 이 씨는 “아이가 커 가면서 신체적으로 힘들다는 게 느껴지긴 했다”면서 “아이를 옮겨주고 모든 걸 다하다보니까 허리가 휘고 아플 때가 있었다”고 했다.
활동지원사들이 아프거나 사정이 생겨도, 현실적으로 자유롭게 쉬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김 씨는 “아플 때 대체인력을 구하는 게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아이 부모에게 허락도 구해야 하고, (활동지원사를 파견하는) 센터에서 사람을 쉽게 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 씨는 “센터에 대체인력을 구해달라고 하면 구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저도 한번도 안 써보긴 했다”면서 “아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임시로 일을 해야 하니까 아이에게도 보호자에게도 미안해서 활용을 잘 안하고, 아파도 참고 일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행복한 마음으로 돌봄 활동에 임한다는 설명이다.
이 씨와 김 씨는 입을 모아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한다”고 했다. 김 씨는 “물론 안 그런 분도 있겠지만, 일이라고 생각 안하고 ‘봉사다, 즐거움이다’라고 생각하고 돌봄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저 같은 경우 아이가 뇌병변에다 중복 장애가 심해서 정해진 시간보다 더 돌봄활동을 하게 되지만, 그냥 예쁘니까 집에 데리고 가서도 돌보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바라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특수학교에 대해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인 인식을 느낀 적도 정말 많다”면서 “지난주 공원에 아이와 함께 외출했다가 제가 한눈 판 사이 아이가 아주머니 옷을 휙 잡았는데, 아주머니가 병균이 묻었다는 것처럼 반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경우가 워낙 많으니 항의를 하고 싶어도 못 했다”면서 “바라는 게 있다면 딱 하나다. 편견 갖지 말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