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强 시대] ‘인구절벽’ 무시하는 ‘이민의 힘’…아시아 파워 따돌리는 원동력

입력 2024-04-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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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4-14 17:0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반등 이끌어
연준 “노동시장 경색 완화 일조”
임금·물가 과도한 상승 막는 ‘안전판’ 역할도
“선진국, 이민자 비율 1%p↑ GDP 1% 증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세계 경제 질서에서 미국이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며 예상 밖 승자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만 해도 중국을 필두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이 비교적 선전했으나 이제는 그 기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대유행 이후 크게 늘어난 이민자 유입을 꼽았다. 이민 급증이 출산율 하락 속에서도 노동인구를 늘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고, 경제 성장과 재정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작년과 올해 급증한 이민자 유입에 따라 올해 잠재성장률이 0.3%포인트(p) 상승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하반기 경제 성장이 멈췄고, 대만의 작년 성장률은 1.3%에 그쳤다.

이민자 유입은 미국에서 항상 큰 정치적 쟁점이 돼 왔지만,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은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의 경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밀려들어 온 저숙련 노동자들은 임금과 물가의 과도한 상승을 막아 경기 과열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국경 교차로에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자동차와 트럭이 줄지어 서 있었다. 엘패소(미국)/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국경 교차로에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자동차와 트럭이 줄지어 서 있었다. 엘패소(미국)/AP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이민은 장기적으로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에서 취업자 가운데 이민자 비율이 1%p 오르면 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거의 1%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추정치에서 이민자 증가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현지 출생 근로자의 평균 소득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가지 요인으로는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에 다양한 기술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 경제 전체의 성장을 효율적으로 가속화하기 쉽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도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이민 정책을 손보기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해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발급을 15배 늘려 사상 최대인 3만 건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2019년 중·저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농업과 간병 등 분야에서 일할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작년에는 고급 전문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체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대만은 2월 인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인도에서 이주노동자를 채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만 아시아 사회의 이러한 점진적 노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이들 정부는 국방비 증액, 내수 확대, 반도체에 의존하는 경제 다변화 등을 우선순위 과제로 꼽고 있다. WSJ는 “시간은 누구에게도 멈춰 있지 않고, 사람은 끊임없이 이동한다”며 “동북아시아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제 성장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이 현실을 무시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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