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發 디파이 규제 움직임…‘허용된 디파이’엔 기회

입력 2024-04-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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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유니스왑에 기소 예고하는 ‘웰스 노티스’ 발송
유니스왑, “미국 법률 준수, 권력 남용에 맞서 싸울 것”
디파이 규제 움직임 본격화…‘허용된 디파이’엔 기회

(출처=유니스왑, SEC, 이미지투데이)
(출처=유니스왑, SEC, 이미지투데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규모 탈중앙화거래소 유니스왑에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발송하면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니스왑 측은 SEC의 규제를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지만, 업계에서는 ‘허용된 디파이’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탈중앙화거래소 유니스왑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를 예고하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다.

이에 대해 마빈 암모리 유니스왑 최고법률책임자(CLO)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실망스럽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라면서 “유니스왑은 미국 법률을 준수한다. 우리는 SEC의 자의적인 집행 조치와 지속적인 권력 남용에 단호히 맞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스왑 측은 또한 블로그에 ‘디파이를 위한 투쟁’이라는 게시글을 남기며 “SEC는 ‘증권’에 대한 관할권만을 가지고 있다”면서 “리플 판결에 의하면 가상자산의 2차 시장거래는 증권이 아니고, 이는 유니스왑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니스왑은 증권거래소나 브로커의 법정 정의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유니스왑 토큰(UNI) 역시 증권에 해당하지 않고, 유니스왑 생태계 역시 충분히 분산돼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SEC와 유니스왑 간 법적 다툼이 언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지만, 규제 당국과 탈중앙화금융의 충돌이 본격화하면서 DEX 및 디파이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SEC의 웰스노티스 발송 소식이 알려지며 11달러선을 기록하던 유니스왑 토큰(UNI) 가격은 이날 새벽 한때 8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 (출처=코인마켓캡)
▲SEC의 웰스노티스 발송 소식이 알려지며 11달러선을 기록하던 유니스왑 토큰(UNI) 가격은 이날 새벽 한때 8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 (출처=코인마켓캡)

규제 리스크가 커지며 유니스왑 거래량은 9일 30억 달러에서 11일 26억 달러까지 감소했고, TVl(총예치자산) 역시 64억 달러에서 61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유니스왑 토큰(UNI) 가격도 11달러에서 한때 8달러선까지 20% 급락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허용된 디파이(Permissioned DeFi)’나 ‘씨디파이(CeDeFi)’로 불리는 규제 적격 디파이에 기회가 올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미 국내 가상자산 VC 해시드의 경우 지난해 말 2024년 유망 섹터 중 하나로 ‘허용된 디파이’를 꼽았다.

해시드는 “허용된 디파이가 부상하게 될 주요인으로는 규제 준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가 크립토와 블록체인 운영 관련된 방안을 제도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규정 준수와 기관의 체계적인 온보딩을 우선시하는 허용된 디파이 플랫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국내외에선 이처럼 디파이에 대한 규제를 미리 준비한 프로젝트 및 회사가 존재한다. 스위스의 디지털 은행인 ‘시그넘 뱅크’의 경우 2022년부터 중앙화된 씨파이(CeFi)와 디파이(DeFi)의 장점을 혼합한 씨디파이를 표방하고 있다.

토마스 아이헨베르게 시그넘뱅크 비즈니스 유닛 헤드는 2022년 토큰2049 런던에서 “씨디파이는 확립된 규제 개념과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을 존중하면서 디파이의 혁신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씨디파이는 추진력을 얻고 있으며 디파이와 웹3 서비스의 게이트키퍼로 자리 잡기 위한 씨파이 플레이어 간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전망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디파이 플랫폼 네오핀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네오핀은 최근 씨디파이라는 용어 대신 ‘퍼미션드(허용된) 디파이’를 사용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권 진입을 준비 중이다.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등을 출시 초기부터 적용했고, 지난해부터는 아랍에미리트(UAE) 금융특구인 ADGM(Abu Dhabi Global Market)과 함께 디파이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네오핀 측은 올해 제도권 규제 도입까지 완료된 네오핀 디파이를 통해 전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오핀 관계자는 “현재의 디파이는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 등이 없어 이용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고 빈번한 해킹사태 발생에도 관련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유니스왑 사태 이전부터 ‘허가형 디파이’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었던 만큼, 새로운 트렌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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