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공매도·부동산PF 산적했는데…흐르는 코스피, 밸류업이 잡나

입력 2024-04-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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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회의원 선거 결과 코스피 주가 흐름. (출처=챗GPT)
▲2024년 국회의원 선거 결과 코스피 주가 흐름. (출처=챗GPT)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총선 이후 코스피 지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상 증권가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 직전 여·야가 내놓은 정책 공약과 정치 테마주 등의 기대감으로 급격히 올랐던 주가가 선거가 끝난 뒤 하락한다는 목소리다. 다만 올해 증시는 총선이 끝난 2분기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한다는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해 다른 해보다 주가 하락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 들어 진행된 총 6번의 총선(제16대~제22대) 결과 총선 후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인 해는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뿐이었다. 제16·17·19·20대 총선 결과 코스피 지수는 평균 7.59% 하락률을 보였다.

직전 총선이었던 2020년 제21대 총선 때는 총선 후 2거래일간 3.09%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2020년 4월 17일 하루만 4.9% 상승률을 보여 5%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020년 총선이 끝나고 코스피 지수는 한 달간 3.65% 상승했다. 이는 총선이 치러지기 전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2월 2200선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의 타격으로 20% 넘게 빠져 1400선까지 주저앉았다.

2008년 또한 총선 직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기에 이후 한 달간 5.32%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거 결과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움직이기보다는 총선 직전 주가가 급락했던 기저효과에 따라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오히려 최근 선거 결과를 보면 총선 이후 주가 하락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 들어 치러진 제16대와 제17대 총선 이후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각각 11.55%, 16.13%씩 급락했으나, 2012년 제19대 총선(-2.48%)과 2016년 제20대 총선(-0.19%) 이후 지수는 박스권에 갇혀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올해 총선 이후 주가 향방에 더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내 자본시장에는 총선 이후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부동산 펀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4월 위기설’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은 힘을 얻고 있어서다.

지난 5일 미국 국고채 2년물은 전주 대비 13.1bp(1bp=0.01%) 오른 연 4.75%로 마감했다. 전주 대비 13.1bp 상승한 수준이다. 경기와 물가에 연동되는 미국 10년물 금리는 일주일 전보다 20.1bp 올라 연 4.40%에 마감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베어스티프닝이 나타나면서 연내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는 공매도 금지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이 주목할만한 이슈다. 이러한 문제들은 상법, 세법, 자본시장법 등의 개정이 필수적으로 여야 간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거 전 동력을 얻었던 자본시장 문제들이 총선 이후 흐지부지될 수 있다.

다만 1분기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동력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총선 후 구체화되면서 주가 하락 우려가 크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해 법인세, 배당소득세 완화 등 세제상 인센티브를 7월 중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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