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폐암 신약이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처방되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4세대 폐암 신약 개발에 나섰다. 4세대 폐암 신약은 기존 치료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테라펙스, 보로노이, HK이노엔, 한독 등이 4세대 폐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폐암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치료제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표적 치료제다. 최근 국내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유한양행 렉라자가 폐암 1차 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며 3세대 치료제 처방이 활발하다.
문제는 3세대 치료제 역시 내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항암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암세포가 살아남기 위해 추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잘 듣지 않는다. 앞서 1~3세대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내성 문제를 완벽히 극복하지 못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새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3세대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4세대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4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BBT-207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1/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BBT-207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3세대 EGFR 치료 이후 내성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4세대 치료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비임상에서 C797S 포함 이중 돌연변이를 비롯한 삼중 돌연변이에 대해 항종양 효력과 말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중요한 뇌전이 억제 능력을 나타냈다.
테라펙스는 올해 1월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인 TRX-221의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TRX-221은 1~3세대 치료제의 내성 돌연변이를 저해하는 4세대 폐암 후보물질이다. 앞서 테라펙스는 TRX-221을 투여한 EGFR 야생형 종양 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기존 EGFR 저해제 투여군 대비 효과적인 종양 억제와 뇌 투과율을 확인했다.
보로노이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신약 파이프라인 VRN11 임상 1상 중이다. 지난달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첫 투약을 완료했다. VRN11은 앞서 전임상시험을 통해 EGFR C797S 내성 돌연변이뿐 아니라 L858R, Del19 등의 변이에도 높은 효능과 뇌 투과도를 보여준 바 있다.
제약사 중에서는 HK이노엔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거나 L858R 변이 환자를 위한 4세대 표적 항암치료제 IN-119873을 연구하고, 한독도 3세대 치료제 오시머티닙에 의한 내성을 극복하는 차세대 EGFR 돌연변이 분해 폐암 치료 신약 물질 HDBNJ-2812을 연구 중이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4세대 치료제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다. 타그리소도 수년 동안 복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약을 먹고도 완치되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내성으로 약이 듣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다. 또 비소세포폐암은 대부분 뇌로 전이되는데 현재 뇌 전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다. 4세대 치료제는 뇌 전이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